일본 해상보안청은 북한산 가짜 담배가 대일(對日) 밀수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서 압수하지는 않았지만 외국의 관계 당국과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출항한 배에 선적된 가짜 담배는 ‘마일드 세븐’과 ‘세븐 스타’ 등 일제 2종을 비롯해 미제 ‘말버러’와 영국제 등 수십 종. 이들 담배는 포장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미국은 최근 가짜 담배에 관해 “북한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불법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도 북한이 마약이나 각성제 밀수출이 어렵게 되자 가짜 담배를 새로운 외화 획득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보안청은 2001년 가고시마(鹿兒島) 앞바다에서 정선 명령을 무시하고 도주하는 북한 공작선과 총격전을 벌인 뒤 각성제 등 마약 색출에 주안점을 두고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항해하는 외국 선박에 대해 해상 검문을 실시해 왔다.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2년 전부터 북한을 출항한 캄보디아, 대만, 몽골 국적의 선박에서 가짜 담배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선원의 진술과 정찰위성 정보로 미뤄볼 때 담배 운반선은 북한의 원산이나 청진, 나진항에서 물건을 싣고 출항한 뒤 대만이나 부산 앞바다 해상에서 대만과 한국 마약 관련 조직의 선박으로 옮겨 싣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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