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사 후보공약 FINE지표 심층분석

  • 입력 2006년 5월 17일 03시 02분


《충남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이완구(李完九) 후보가 상당한 지지율 차로 선두를 달리고 열린우리당 오영교(吳盈敎) 후보, 국민중심당 이명수(李明洙) 후보가 뒤를 쫓는 양상이다. 오 후보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확실한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이명수 후보는 현재 지지율이 10%대이지만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당에 대한 지역의 정서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보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오연천·吳然天 서울대 교수)는 이들 세 후보의 주요 공약을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FINE 지표에 근거해 평가했다. 세 후보 모두 다른 광역단체장 후보에 비해 전체적인 평가점수가 낮은 편이다. 한편 민주노동당 이용길(李鏞吉) 후보는 노동하기 좋은 충남 만들기, 농업의 보호와 유지,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복지 충남 만들기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선두 세 후보에 비해 약세인 그는 거창한 정책보다 서민과 노동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공약으로 승부한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평가하지 않았다.》

▼吳후보 “행정도시를 사실상 수도로 건설”▼

오영교 후보의 선거 포인트는 ‘서남풍 전략’이다. 고향인 보령을 중심으로 서천 연기 공주 등 충남 서남권에서 바람을 일으켜 최대 전략 지역인 천안 아산까지 몰고 간다는 것.

특히 천안 아산은 충남 전체 인구 198만 명 중 70여만 명이 밀집한 도시형 지역이어서 오 후보의 ‘경영자 경력’이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 후보 측은 오 후보가 KOTRA 사장 시절에 미국 GE의 전 회장이자 경영의 달인으로 불렸던 ‘잭 웰치’에 빗댄 ‘오 웰치’란 별명까지 얻었을 만큼 경영혁신 실적을 평가받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가정형편 때문에 군에 자원입대했을 만큼 어려운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서민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행정자치부 장관이던 2월 말 지방선거 출마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국무총리, 행자부 고위 공직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전선거운동 시비에 휘말린 점 등은 공직자로서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 후보가 제시한 3대 공약 중에서는 ‘복지예산 2배 확대’가 반응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도시에 비해 열악한 지방 복지에 대한 수요를 잘 파악했다는 평가다.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사실상 수도로 건설하겠다’는 공약은 실현성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도지사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인 데다 별도의 재원 마련 방안이 없고 실행 방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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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李후보 “충남을 1시간 생활권으로”▼

이완구 후보는 ‘발로 뛰는’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말 출마를 결심한 뒤 3000여 개의 모임에 참석하고 4만5000여 km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31세에 최연소 경찰서장이 된 그는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전력을 투구하는 강한 집념의 소유자. 그러나 정계에 입문해서는 ‘지나치게 빠른’ 처신으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1995년 신한국당에 입당한 뒤 1998년 자민련으로 당을 옮겨 원내총무를 지냈으나 2002년 대선 직전 다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입당파 의원들의 속칭 ‘이적료 사건’에 연루됐으나 약식 벌금형을 거부하고 정식 재판을 자청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그의 선거 구호는 ‘강한 충남’ 건설. 그는 ‘예산이 없어 사업을 못한다’는 이유는 타당하지 않다며 도로, 교량 등에 기업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경매하는 식으로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매니페스토 평가에서는 정보화 지원사업을 강화하는 ‘U-충남, U-농촌’ 공약이 실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칫 거대 담론으로 흐를 수 있는 사업을 컴퓨터 무상교육, 저소득 층 인터넷 통신료 지원 등 작은 실천사항으로 풀어 나갔다는 설명이다.

반면 ‘충남 지역 1시간 생활권’ 공약은 실현성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도 전체에 대한 사안임에도 도로 신설 및 확장이 행정중심복합도시와 도청 신시가지 간에만 국한돼 범위가 너무 좁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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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李후보 “저출산 고령화 대책 추진”▼

이명수 후보는 ‘충남을 잘 아는 지역 행정전문가’라고 스스로 말한다. 1979년 아산군청 수습 사무관을 시작으로 충남도 행정부지사로 퇴임하기까지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충남에서 했기 때문이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이완구, 오영교 후보에게 뒤지지만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않았거나 바꿀 의향이 있는 유권자가 60%가 넘는다는 점에서 해 볼 만하다는 것.

특히 이 후보 측은 국민중심당이 자민련의 뒤를 이은 ‘충남의 적자’라는 점을 집중 부각하면서 자민련과 김종필(金鍾泌) 전 자민련 총재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전통적 ‘애착’을 자극하고 있다.

잦은 당적 변경 문제는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 그는 2001년 총선을 앞두고 자민련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아산 지역구에 출마하려다 ‘이중 당적’ 문제로 출마하지 못했다.

또 올해 1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3월 말 국민중심당에 입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수렴하는 정당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매니페스토 평가에서는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다. ‘체감경제가 가장 활기찬 충남 건설’ 공약은 장기적인 지역 수요를 적절히 반영해 반응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저출산 고령화 대책 추진’은 출산장려금 지원, 보육시설 설치 등의 대책이 현재도 별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효율성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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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후보 약력▼

오영교(열린우리당) ▽출생지(나이)=충남 보령(58) ▽학력=보문고, 고려대 경영학과 ▽경력=행정고시 12회, 중소기업청 차장, 산업자원부 차관, 행정자치부 장관 ▽병역=육군 병장 제대 ▽재산=24억670만 원

이완구(한나라당) ▽출생지(나이)=충남 홍성(56) ▽학력=양정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경력=행정고시 15회, 충북·충남경찰청장, 경기대 교수, 15·16대 국회의원 ▽병역=육군 일병 제대 ▽재산=18억3576만 원

이명수(국민중심당) ▽출생지(나이)=충남 아산(51) ▽학력=대전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경력=행정고시 22회, 충남 금산군 군수, 충남도 행정부시장, 건양대 부총장 ▽병역=육군 중위 예편 ▽재산=2억5000만 원

이용길(민주노동당) ▽출생지(나이)=충북 진천(52) ▽학력=천안고, 숭전대 철학과 ▽경력=현대자동차 대전충남 지부장, 민노당 중앙위원, 민노당 전국집행위원 ▽병역=육군 병장 제대 ▽재산=3억5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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