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후보자 분석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여성후보 급증=2002년 지방선거 당시 총후보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이랬던 여성 후보 비율이 이번 선거에선 11.4%로 무려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남성 후보는 2002년 1만524명에서 2006년 1만788명으로 불과 264명이 늘어난 데 그쳤다.
여성 후보가 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기초의원 선거까지 정당공천제가 도입되면서 각 정당이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에 여성을 대거 공천했기 때문이다. 모두 375명을 뽑는 비례대표 기초의원 선거에서 각 정당은 1번 후보를 여성으로 공천해야 하고, 전체 후보자의 절반을 여성 후보로 해야 한다. 결국 기초의원 여성후보는 2002년 222명에서 올해는 1126명으로 늘었다.
여성 후보 중에는 아파트 동 대표, 부녀회장이나 유치원 및 피아노학원 원장 등 ‘생활밀착형’ 후보도 적지 않았다.
후보별 연령대 분포는 2002년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40, 50대의 후보가 가장 많았다. 40대와 50대는 각각 37.7%와 37.4%를 차지했다. 2002년에는 36.1%와 36.8%였다.
후보들의 고학력화도 큰 특징 중 하나. 기초의원 출마자들 가운데 대졸 이상 출신이 무려 43.4%를 기록해 2002년의 22.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광역의원 출마자 중 대졸 이상은 64.3%로 2002년의 50.8%에 비해 많았고, 기초단체장 후보도 대졸 이상 출신이 74.7%를 차지해 2002년의 69.2%를 웃돌았다.
▽전과자, 병역 미필자는 비슷=선관위의 등록심사를 마친 1만1779명의 후보자 가운데 범죄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는 전체의 11.0%. 전과의 대부분은 노동운동이나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것이다.
남성 후보 중 군 면제자는 모두 1512명(14.3%)으로 2002년(14.3%)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는 12명이 병역 면제다. 주로 질병과 장애가 면제 사유.
열린우리당 심규명(沈揆明) 울산시장 후보와 민주노동당 박웅두(朴雄斗) 전남지사 후보는 손가락이 잘리는 ‘수지결손’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심 후보는 4세 때 사고로 엄지손가락이 절단됐으며, 박 후보는 1990년 대학졸업 후 농촌활동을 갔다가 오른손 검지가 잘렸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김문수(金文洙) 경기지사 후보는 중이염으로, 같은 당 박재순(朴載淳) 전남지사 후보는 항문 협착 수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시장·군수·구청장 후보는 8억3145만 원, 시도 의원과 시군구 의원의 평균 재산은 각각 5억 원, 4억 원대였다.
시도지사 후보와 시장·군수·구청장 후보 중에는 출마 지역에 본인이나 가족이 땅을 소유한 후보가 눈에 띄었다. 한나라당 한영(韓映) 광주시장 후보는 본인과 남편, 차남 명의로 광주 북구와 전남 광양시 등에 모두 19억5363만 원 상당의 토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용인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이정문(李正文) 후보는 용인 시내에 본인과 배우자, 장남 명의로 모두 3100여 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청장 선거에 나선 열린우리당 김충현(金忠賢) 후보는 마포구 합정동과 성산동을 포함해 전국에 본인과 장남 명의로 100억 원이 넘는 땅을 보유한 ‘땅부자’다.
납세 실적이 없는 후보는 274명으로 전체 후보자의 2.33%에 불과했다. 2002년 9.1%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불명예’ 3관왕=세금도 안 내고, 군대도 안 간 데다, 사유는 다르지만 전과 기록까지 있어 ‘3관왕’을 차지한 후보는 모두 15명이었다.
정당별로는 민주노동당이 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2명, 열린우리당과 시민당이 각각 1명, 무소속도 6명이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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