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개인으로는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를 1974년 8월 재일교포 문세광의 저격으로 잃은 데 이어 자신도 정치 테러의 피해자가 됐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9년 10월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살해됐다.
1945년 광복 직후에는 좌익과 우익 진영의 이념투쟁으로 정치인들이 테러의 위협에 시달렸다.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고하(古下) 송진우 선생이 1945년 12월에, 좌우 합작을 추진했던 중도좌파의 몽양(夢陽) 여운형 선생도 1947년 7월 각각 정치테러의 희생자가 됐다.
남북한을 오가며 통일정부 수립을 외치던 백범(白凡) 김구 선생은 1949년 6월 현역 육군 소위 안두희의 손에 피살됐다.
박정희 정권 때는 김영삼, 김대중 씨 등 당시 야당 지도자가 정치 테러의 주요 대상이었다. 1987년 대선 때 광주 유세에 나선 노태우 당시 민정당 후보는 돌팔매질을 피해 투명 플라스틱 방패 뒤에 숨어 연설을 했다.
1991년엔 정원식 당시 국무총리 서리가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에게 달걀과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 1999년 6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첫 외국 나들이 길에 ‘페인트 달걀’을 맞았다.
1990년대 정치인 피습 사건이 신체에 위해를 가하기보다는 달걀이나 밀가루 세례를 통해 모욕을 주려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테러는 정치문화를 20년 이상 후퇴시켰다는 지적이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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