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피습… 유력 정치인 경호 비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주요 정당 대표, 나아가 유력 대선 후보들의 경호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치적 비중이 클수록 유세장 등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모이는 장소에서 시민들과 자주 접촉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경호실 출신과 무술 유단자로 구성된 3명의 사설 경호팀을 고용했지만 피습을 막지는 못했다. 박 대표가 유권자들과 직접 악수하며 접촉하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인 데다 유세 차량에 오르는 순간까지 밀착 경호를 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번 경찰에 경호 인력을 요청하기도 쉽지 않다. 경찰이 수행하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표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호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당장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만큼 나중에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별도 경호팀을 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도 경호 체제를 재점검하기로 했지만 고민은 마찬가지다. 오 후보 측은 “앞으로 유세를 할 때 경찰과 협조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지만 후보와 유권자가 차단되는 문제가 있어서 결정이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경호팀을 별도로 구성할 계획은 없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우 대변인은 “경호팀으로 인해 유권자와 정치인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는 것은 선거문화의 후퇴일 수 있다”며 “원래 경호팀이 없는데 새삼스럽게 경호팀을 구성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현재 특별한 경호 없이 비서실 소속의 3, 4명이 수행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행팀을 보강하기로 했다. 오영식 의원은 “남성 자원봉사자와 의원 위주로 수행팀을 2, 3명 더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