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수술 부위에 이물질 배출을 위해 박아넣는 가는 튜브인 '드레인'을 제거했고 앞으로 경과가 좋으면 23일 상처에 봉합된 실밥 일부를 제거할 예정이다.
경과를 봐서 3일 후에는 실밥을 완전히 빼낼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이날 아침 일찍 일어나 우유와 두유를 빨대로 조금 마신 뒤 수술 부위 소독 등 치료를 받았다.
이날 부터 조간신문을 읽고, 또 의자에 앉아 선거 상황과 이번 사건 대책 등에 관한 당무보고를 받기도 했다. 당무보고서를 전달받고는 "대전은요?"라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특히 박 대표는 자신의 피습 관련 신문기사들을 보고 "국민들이 걱정해 주시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전날보다 표정이 훨씬 밝아졌고 정신적으로도 안정된 상태였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세브란스병원 박창일 병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마음 상태도 많이 안정된 것 같다"고 말하고 "수술 부위의 부기가 아직 빠지지 않았고 턱 근육과 침샘 부근에 입은 상처 때문에 조금이라도 입을 움직일 때 통증이 있어 박 대표가 당분간 면회와 식사는 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박 대표의 표정이 (입원) 첫날 침착했지만 안정된 것은 아니었다"며 "어제부터는 많이 안정된 표정이었고, 지금은 마음의 평온을 굉장히 빠르게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주사는 항생제만 맞고 있으며 진통제는 필요할 경우에만 조금 쓰고 있다"면서 "이는 본인 요구에 따른 것으로 통증은 자주 호소하지만 약을 많이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입원기간과 관련해 "1주일을 예상하고 있지만 침샘상처가 깨끗이 나을 때까지 두고봐야 하기 때문에 27일경 퇴원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병원장은 면회에 대해서는 "식사도 하고 원기를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돼 날짜는 현재로서는 뭐라 이야기할 수 없다. 1주일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아픈 내색을 하지 않던 박 대표는 의료진이 "아프냐"고 물으면 끄덕거리며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턱 부위에 압박 테이프를 붙이고 있는 박 대표는 현재 말을 많이 할 수 없는 상태로 지시사항이나 의견이 있으면 메모 형식으로 간단히 적어 당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는 문병 첫날인 20일 가볍게 읽을 책 몇 권을 병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병원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일째 병실을 찾았으며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와 강재섭 박진 원희룡 의원, 맹형규 박세일 윤여준 전 의원 등도 다녀갔다.
박 대표의 모교인 서강대 박홍 이사장과 손병두 총장,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이사장, 동생인 지만씨 내외도 방문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안부를 묻는 전화를 했다.
또 최규하 전 대통령이 비서를 통해 난을 보내 쾌유를 기원했고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 콘스탄틴 드라카키스 주한 그리스대사 등 외교사절들의 위문 난과 전문도 쇄도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싱가포르에서부터 전화 주문을 통해 장미와 카네이션으로 만든 커다란 꽃다발을 보냈다.
한편 당 소속 중앙위원 100여명은 세브란스병원 1층에서 "비인도적인 선거테러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10여분간 소동을 빚기도 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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