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지방선거 투표권 행사하기 어려울 듯

  • 입력 2006년 5월 25일 17시 04분


유세 중 피습사건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엿새째 입원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의 퇴원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지방선거 투표일인 31일 이전에 퇴원한다하더라도 투표를 위해 주소지인 대구 달성으로 이동하기에는 현재의 몸상태로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또 25일부터 이틀간 부재자 투표가 진행되지만, 부재자 투표는 사전 신청자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신청마감일인 17일을 넘긴 20일 불의의 피습을 받은 박 대표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테러로 정당대표가 주요 선거의 투표에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세브란스 병원 박창일 병원장은 이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데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전날에 이어 남겨진 실밥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제거해 현재 15바늘 정도의 실밥만을 남겨놓은 상태며, 26일에는 나머지 실밥도 모두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상처의 빠른 회복을 위해 죽과 야채, 연한 단백질 음식 등으로 식단을 바꿨으며, 이날에는 '브런치'로 흰죽과 배춧국, 콩비지, 두부, 야채샐러드, 생선조림 등을 40분에 걸쳐 천천히 남김없이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이날도 역시 오전 6시경 기상해 조간신문을 꼼꼼히 읽었으며, 앉아서 유정복 실장으로부터 당무를 보고받는 등 '병상정치'를 이어갔다.

한편 박 대표 면회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계에서 위문편지가 쇄도, 300여통의 편지가 박 대표에게 전달됐다.

박 대표는 이들 편지를 읽고 "큰 힘이 됐고, 무거운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고 유정복 실장은 전했다.

이제까지 박 대표의 병실을 찾은 사람은 일반인을 포함 410여명이며, 이날은 김기춘, 원희룡 의원과 강인섭 전 의원, 최성규 전 한기총 회장 등이 병실을 찾았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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