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1년새 2배” 주민들 집단반발

  • 입력 2006년 5월 30일 03시 05분


재산세의 인하 폭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방이 증폭되고 있다. 7월부터 가시화될 ‘재산세 세금폭탄’이 주민에게 주는 충격을 줄이려는 지방정부와 파격적인 재산세 인상으로 강남 집값을 잡으려는 중앙정부가 다투고 있는 것이다.

재산세는 6월 1일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져 7월 초 각 가정에 세금통지서가 날아갈 예정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올해 재산세율이 너무 높다며 이의신청 등 집단 움직임을 보일 조짐이다.

서울시 각 구청 등은 중앙정부가 정한 재산세율에 대한 주민의 반발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세금을 대폭 감면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재산세를 많이 깎아주는 지자체에 대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재산세 왜 오르나=올해 재산세가 지난해에 비해 최고 2배 가까이 오르는 것은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16.4% 오르기 때문이다. 서울은 이보다 높은 21% 상승한다.

강남구 삼성동 I아파트(73평형)는 올해 재산세가 682만1000원으로 지난해(564만8000원)에 비해 100만 원이 넘게 오른다.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이 24억3900만 원으로 지난해 16억8450만 원에 비해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중구 신당동 H아파트(33평형)도 공시가격이 지난해 1억8000만 원에서 올해 2억100만 원으로 오르면서 재산세가 지난해 29만1300원에서 올해 33만7000원으로 상승한다.

용산구 이촌동 L아파트(54평형)는 올해 재산세가 301만9000원으로 지난해(219만 원)에 비해 30% 가까이 오른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저소득층이 몰려 있는 지역의 경우 1만∼3만 원의 세금만 올라도 민원이 폭주한다”며 “야당 자치단체장이 당선되면 재산세율 인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도 올해 재산세가 크게 오르면서 지역 주민의 반발이 심한 상태다.

분당구 정자동 P아파트(58평형)는 올해 재산세가 150만 원으로 지난해 100만 원에 비해 50% 오른다. 또 분당구 서현동 S아파트(72평형)도 143만9000원으로 지난해 95만9000원에 비해 약 50% 오른다.

분당구 서현동 장모(51) 씨는 “조만간 아파트 주민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재산세 감면을 요구할 계획이며 지자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타 시도 주민들과 연대해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위헌 소송 움직임=중앙정부가 추진 중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재건축 개발에서 나오는 이익의 최고 절반까지를 정부가 환수해 가는 데 대해 해당 주민들은 위헌소송을 제기하면서까지 저항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K재건축아파트에 사는 주모(52) 씨는 “재건축만을 기다리면서 20년 가까이 연탄보일러, 재래식 양변기를 사용하는 불편함을 참아왔다”면서 “이 기간의 고통에 대해서 정부가 보상해 주나”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100여 개 조합 및 추진위원회는 최근 소송 변호인단 구성을 마치고 다음달 초 헌법재판소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재건축 대상인 송파구의 A아파트의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이익금 환수 조치는 시장경제를 무시한 발상”이라며 “이럴 바에야 아파트가 붕괴되는 한이 있어도 재건축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수도권 규제 완화 논란도=수도권 개발정책과 관련해서도 경기도와 중앙정부 간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모두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의 수도권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는 수도권발전정비계획법을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진 후보는 경기도에 들어설 수 없는 공장업종 25개를 허용하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현 정부의 강력한 수도권 개발억제정책과 배치되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대비 재산세 현황 (단위: 원)
아파트(평형)2005년 재산세(공시가격)2006년 재산세(공시가격)
은평구 신사동 H아파트(25)15만8800(8600만)17만4000(9200만)
중랑구 중화동 D아파트(28)25만1200(1억3400만)35만4000(1억8200만)
중구 신당동 H아파트(33)29만1300(1억8000만)33만7000(2억100만)
종로구 평창동 L아파트(43)83만7000(4억3000만)125만5000(4억5200만)
영등포구 여의도동 D아파트(46)136만3000(5억6000만)183만2000(6억4800만)
용산구 이촌동 L아파트(54)219만(8억8000만)301만9000(10억2200만)
광진구 구의동 H아파트(47)177만4000(6억6000만)217만4000(7억400만)
강남구 압구정동 M아파트(47)170만(7억3400만)249만5000(9억4600만)
강남구 삼성동 I아파트(73)564만8000(16억8450만)682만1000(24억3900만)
송파구 신천동 J아파트(65)243만9000(7억9200만)265만3000(10억200만)
2006년은 예상치. 올해 12월에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공시가격 6억 원 초과 아파트) 금액은 미포함. 공시가격은 기준시가의 새로운 용어임 자료: 서울시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아파트 재산세 현황 (단위: 원)
아파트(평형)2005년 재산세2006년 재산세(예상치)
분당구 정자동 P아파트(58)100만150만
분당구 서현동 S아파트(72)95만9000143만9000
자료: 경기 성남시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