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한고학련·의장 해슬기·경기 안양 성문고 3학년)가 최근 경기 고양시 백마고 등 전국 8개 고교 3학년생 3887명을 대상으로 ‘쓰지 않는 교과서’와 ‘격주 5일 수업제 파행’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드러났다. 한고학련은 전국 50여 개 고등학교 학생회가 가입한 고교 학생회 연합체로 지난해 6월 출범했다.
이 조사에서 사용하지 않는 교과서가 1권 이상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 조사 대상 학생의 91.9%였다. 43.7%가 1∼3권, 22.3%가 4∼6권, 25.9%가 7권 이상의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대부분의 학생이 학년 초에 교과서를 사지만 많은 고교가 대학입시 준비를 위해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고 문제집을 푸는 등 입시 위주의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문제집을 사는 데 쓴 금액별 비율은 1만∼3만 원이 14.7%, 4만∼6만 원이 23.6%, 7만∼9만 원이 26.6%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만 원 이상을 쓴 학생도 28.4%나 됐다. 교과서 대신 문제집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조사 학생의 63.7%가 ‘교과서를 구입한 돈이 아깝다’고 답했다.
‘격주 5일 수업제 시행에 따라 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바뀌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73.1%가 오히려 축소됐다고 답했다.
해슬기 의장은 “격주 5일 수업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수업 시수는 줄어들지 않아 7교시까지 수업하는 날이 시행 이전의 주 2회에서 4회로 늘었으며 동아리 활동은 오히려 축소됐다”고 말했다.
한고학련은 이 같은 조사 결과와 함께 요구 사항을 담은 공개서한을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e메일로 보낼 계획이다.
이 공개서한에는 교과서와 대학 입시 내용을 연결하거나, 아예 교과서를 사지 않고 문제집만 구입하는 두 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격주 5일 수업제’와 관련해 격주 5일 수업제에 맞춰 수업 시수를 줄여 달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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