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후보는 이날 밤 명동 유세 일정을 마지막으로 28일 새벽 0시 명동성당 마리아상 앞 촛불 기도를 시작으로 3일 낮, 3일 밤동안 쉬지않고 이어진 강행군을 마무리한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혹한 일정인 만큼 현재 강 후보의 체력도 바닥상태라는 게 강 후보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의 얼굴은 눈에 띄게 핼쑥해져있다.
캠프 관계자는 "강 후보는 피로가 누적됨에 따라 입 주변에 두드러기가 돋는 등 육체적으로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결코 쓰러지지 않고 마라톤 유세를 완주하겠다는 정신력 하나로 버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당초 캠프 관계자들의 건의에 따라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느낀 소회와 이번 선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지만, 막판에 이를 취소하고 성명서 발표로 갈음했다.
강 후보가 마라톤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진실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서울시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에서 "72시간 마라톤 유세 도중 시민들을 만나면서 많이 울었고, 많이 분노했다"며 "정치인들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실망했고, 이제는 우리가 직접 나서서 서울을 바꾸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때"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특히 "저는 여러분 속에 항상 있겠다"며 "현장을 지키고, 여러분의 곁을 지키면서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이날 새벽 군자동 서울지하철 차량기지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청진동 해장국 골목과 동대문 평화시장, 북창동 인력시장 방문, 을지로 지하철역 앞 출근 인사 등 기존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강 후보는 군자동 차량기지에서 청소를 마치고 새벽에 퇴근하는 여성 환경미화원들에게 "이 시간에 퇴근하면 교통편이 있느냐"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강 후보는 31일 투표를 마친 뒤 일단 휴식을 취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의 한 측근은 "몸 상태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지만 강 후보는 오후에 잠시 선거사무소에 들려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라며 "개표방송은 시청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근태 최고위원은 성명서를 내고 "우리의 모든 허물을 짊어지고 외롭게 걷고 있는 강금실 후보의 시간이 너무나 길게만 느껴진다"며 "강금실이 지나는 길마다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고 희망의 사과나무가 심어지고 있다"고 격려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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