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다시 시작할 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고, 한나라당은 "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정권교체가 어려워진다"며 '열린우리당 정권 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선거운동 과정에서 많은 꾸중을 들었다.
당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피할 수 없는 잔이라고 생각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고언을 흘려 듣지 않고 마음에 담았다.
요즘 많은 분들이 열린우리당의 장래를 걱정하고 계신 것 같다.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가 현실화될 경우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신다.
열린우리당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한 7000만 겨레의 염원을 실천하는 정당이며, 한국 정치의 원죄인 지역주의로부터 과감하게 손을 씻은 정당이다. 열린우리당이 정치적 이상과 목표가 용도폐기되지 않는 한 당도 건재할 것이다.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실 것이라 믿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민주개혁세력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다. 국민 여러분의 따끔한 회초리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싹을 살려 달라.
선거 이후에도 더욱 좋아진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각고면려 하겠다. 국민의 마음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정치를 해나가겠다.
아울러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자 했던 지방자치 투명화와 정책의 우선순위를 교육, 복지, 일자리 창출로 변경하는 것, 정보공개청구권의 확대와 독립감사제 도입 등 지방자치개혁을 위한 제반 노력들도 힘껏 추진하겠다.
휴대전화 번호 1번은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1번은 소중하고 아낌없이 줄 수 있는 사람을 위해 남겨져 있다. 내일 있을 지방선거에서 여러분 지역의 1번은 누구인지 깊이 고민하시고 선택해주길 바란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열린우리당 정권의 오만한 모습을 봤다.
선거 마지막까지 정계개편이니 합당이니 하면서 당리당략의 어둠 속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모습에서 열린우리당 정권의 심판 이유를 다시 한번 보게 됐다.
이 정권 3년간 경제, 교육, 복지, 외교 어느 한 곳도 성한 데가 없다. 백주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야당 대표가 생명을 잃을 뻔한 테러를 당할 정도로 치안상태는 엉망이다. 모두 파탄지경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 여러분은 책임도 못 지고 반성할 줄도 모르는 열린우리당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지 깊이 깨닫게 해줘야 한다. 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정권교체가 어려워진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 여러분은 민심이 어디에 있는 지, 무엇을 원하는 지 그 깊이를 보여줘야 한다.
대결과 분열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통합으로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강한 의지를 보여 달라.
한나라당은 경제회복, 민생안정, 국가안보, 국민통합을 위해 국민 여러분과 더욱 더 낮은 자세로 항상 함께 하겠다. 화려한 선전구호보다도 한걸음씩 국민 여러분 속으로 다가가겠다.
경제회복을 위한 한 표, 민생안정과 국가안보를 위한 한 표, 국민통합을 위한 한 표를 한나라당과 후보에게 던져 달라.
◇민주당 한화갑 대표
민주당은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배신 속에서도 국민 여러분을 주인으로 모시고 재기를 향해 가시밭길을 달려왔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선거패배를 자인하고 자체 분란까지 겹쳐 스스로 붕괴해 가고 있다. 민주당이 전북을 석권하면 열린우리당은 전국적으로 설 자리가 없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주, 전남북을 교두보로 삼아 수도권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고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겠다.
이제 한나라당을 견제해 일당 독주를 막을 정당,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은 민주당뿐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밀어주시면 그 힘을 바탕으로 한국정치의 틀을 다시 짜는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뤄 국민과 함께 2007년 반드시 정권재창출을 이룩하겠다.
민주당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이미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꺾고 두 번 정권을 창출한 경험이 있다.
50년 전통 민주당과 함께 2007년 정권재창출의 희망찬 대장정을 함께 시작하자.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배신하고 민생에는 무능했다.
진보와 개혁을 향한 국민적 열망을 좌절시킨 열린우리당이 심판받는 것은 당연하다.
수구보수정당 한나라당의 득세로 진보와 개혁의 시대적 흐름이 위협받고 있다. 한나라당의 일당지배는 풀뿌리 지방자치에는 사망선고와 다름 없다.
부패정당 한나라당이 지배하는 지방자치에서는 사회 양극화와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실망과 분노가 크다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진보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힘을 다시 모아야 한다. 서민경제를 살려야 한다.
민노당은 보수정치의 두터운 벽을 넘어 정책정당, 진보정당의 길을 개척해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개혁세력의 대표주자를 실력 있는 민노당으로 교체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민노당이 진보개혁세력을 결집해 국민의 진정한 뜻을 관철하겠다. 전국 각지에서 한나라당과 당선을 겨루고 있는 후보는 민노당 후보들이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
이번 지방선거가 중앙정치권의 놀음판이 돼 지방선거, 지방정치, 지방자치가 모두 사라졌다.
오로지 내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거대 정당들의 싸움판에 다름 아니다.
유권자들이 자기 지역의 지방자치 살림꾼을 뽑는 정치축제의 장이 이처럼 대권의 각축장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각 지자체를 이끌어 갈 훌륭한 인물들을 뽑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치권의 바람몰이, 세몰이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아 진정한 지방자치를 훼손시킨 것은 우리 나라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에 큰 손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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