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태풍 몰려온다” 지자체 술렁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3분


5·31지방선거로 ‘새 수장’을 맞게 된 지방자치단체가 술렁이고 있다.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9곳과 230개 기초자치단체의 절반이 바뀌어 인사 태풍이 예상된다. 특정 후보에게 줄서기를 했던 공무원들은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인수인계 과정에서의 보이지 않는 마찰도 나타날 전망이다.

▽업무 인수인계 준비 분주=새 단체장의 임기는 7월 1일 시작한다. 지자체는 지금부터 업무보고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충북도 공무원들은 정우택 당선자가 1일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와 공약 정책화를 위해 지사직무인수위원회를 구성하겠다. 산하 공기업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히자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광역자치단체장 인수위는 서울시가 두 차례 운영한 바 있으나 지방에서는 처음.

한 공무원은 “인수 과정에서 실국의 도정 추진 내용에 대한 평가분석이 예상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이완구 당선자가 인수위 파견을 요청할 경우에 대비해 서울시 등의 사례 연구에 나섰다.

1998년과 2002년 선거 때 단체장이 바뀌지 않은 경북도와 강원도도 마찬가지.

▽인사 태풍 예고=대전시의 경우 51세인 박성효 당선자가 ‘색깔 인사’를 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현 염홍철 시장의 측근을 비롯해 시장이 임명권을 가진 산하 공기업 간부들은 좌불안석.

울산시도 재선에 성공한 한나라당 박맹우 시장이 대폭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한 간부는 “벌써부터 전임 시장 또는 지역 국회의원의 영향력으로 임명된 산하 공기업과 연구원장 등 4, 5개 자리가 교체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줄 선 공무원의 희비 교차=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공무원의 줄서기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낙선자에게 노골적으로 줄을 댔던 공무원들은 불안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남지역의 한 군청 공무원은 “공무원 출신인 당선자가 조직 내부를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상대방 후보를 도왔던 직원들이 한직으로 전보되고 당선자를 도운 지원들이 특정 보직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공무원은 “선거법 때문에 후보자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교묘하게 당선자에게 줄을 댄 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놓았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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