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상당수 유권자가 후보 이름의 철자 순에 따라 정해진 ‘가 나 다’ 기호를 후보간 우열을 나타내는 순위로 오해해 ‘가’ 후보에 표를 몰아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선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후보의 기호를 정하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중선거구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한 선거구에서 당선자가 2∼4명까지 나올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주요 정당은 상당수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후보를 냈다.
한 정당이 복수 후보를 낸 경우 후보들의 기호는 단지 이름 순서에 따라 ‘정당기호(숫자)-가’, ‘정당기호-나’, ‘정당기호-다’의 식으로 정해졌지만 유권자들은 ‘가’ 후보를 ‘나’, ‘다’ 후보보다 의미 있는 후보로 여겼다는 것.
열린우리당의 경우 ‘1(열린우리당 정당 기호)-가’ 기호의 당선자는 193명으로 ‘1-나’ 당선자 53명의 4배에 가까웠다. 한나라당도 ‘2-가’ 당선자가 730명으로 ‘2-나’ 당선자 492명보다 200여 명 더 많았다.
본의 아니게 ‘나’ 또는 ‘다’ 기호를 받은 기초의원 후보들은 “한 정당 내 후보의 기호는 당내경선 득표율 등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놓고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역구 기초의원 당선자 중 열린우리당 당선자의 비율은 21.6%(543명)로 광역의원 당선자 비율(5.0%)이나 기초단체장 당선자 비율(8.3%)보다 훨씬 높았다. 중선거구제 실시로 각 지역에서 2위나 3위를 하고도 당선된 후보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노동당도 기초의원 당선자 비율이 2.1%로 기초단체장 0%와 광역의원 0.8%보다 높았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정당별 기초의원 당선자 기호 현황 | |||||
| 단독후보 | ‘-가’ 후보 | ‘-나’ 후보 | ‘-다, 라’ 후보 | 계 |
열린우리당 | 277(51.0%) | 193(35.5%) | 53(9.8%) | 20(3.7%) | 543 |
한나라당 | 44(3.1%) | 730(52.1%) | 492(35.1%) | 135(9.6%) | 1401 |
민주당 | 149(40.5%) | 112(30.4%) | 75(20.4%) | 32(8.7%) | 3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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