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오해? 기초의원 ‘가’후보 당선자 압도적으로 많아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3분


5·31지방선거의 지역구 기초의원 당선자 가운데 ‘가’ 기호를 가진 당선자는 1057명으로 ‘나’ ‘다’ ‘라’ 기호 당선자를 모두 합한 841명보다 많다.

이는 상당수 유권자가 후보 이름의 철자 순에 따라 정해진 ‘가 나 다’ 기호를 후보간 우열을 나타내는 순위로 오해해 ‘가’ 후보에 표를 몰아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선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후보의 기호를 정하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중선거구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한 선거구에서 당선자가 2∼4명까지 나올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주요 정당은 상당수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후보를 냈다.

한 정당이 복수 후보를 낸 경우 후보들의 기호는 단지 이름 순서에 따라 ‘정당기호(숫자)-가’, ‘정당기호-나’, ‘정당기호-다’의 식으로 정해졌지만 유권자들은 ‘가’ 후보를 ‘나’, ‘다’ 후보보다 의미 있는 후보로 여겼다는 것.

열린우리당의 경우 ‘1(열린우리당 정당 기호)-가’ 기호의 당선자는 193명으로 ‘1-나’ 당선자 53명의 4배에 가까웠다. 한나라당도 ‘2-가’ 당선자가 730명으로 ‘2-나’ 당선자 492명보다 200여 명 더 많았다.

본의 아니게 ‘나’ 또는 ‘다’ 기호를 받은 기초의원 후보들은 “한 정당 내 후보의 기호는 당내경선 득표율 등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놓고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역구 기초의원 당선자 중 열린우리당 당선자의 비율은 21.6%(543명)로 광역의원 당선자 비율(5.0%)이나 기초단체장 당선자 비율(8.3%)보다 훨씬 높았다. 중선거구제 실시로 각 지역에서 2위나 3위를 하고도 당선된 후보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노동당도 기초의원 당선자 비율이 2.1%로 기초단체장 0%와 광역의원 0.8%보다 높았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정당별 기초의원 당선자 기호 현황

단독후보‘-가’ 후보‘-나’ 후보‘-다, 라’ 후보
열린우리당277(51.0%)193(35.5%)53(9.8%)20(3.7%)543
한나라당44(3.1%)730(52.1%)492(35.1%)135(9.6%)1401
민주당149(40.5%)112(30.4%)75(20.4%)32(8.7%)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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