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前북한군장교 “北, 연평해전때 연료없어 지원 못해”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3분


1999년 서해상에서 남북 해군 함정 간 교전(연평해전)이 벌어졌을 때 북한의 전투함정들이 지원에 나섰다가 연료가 없어서 교전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북한 영변 원자로의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는 군 부대원들이 심각한 방사능 오염에 노출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1993년부터 8년간 북한군 호위사령부에서 장교로 근무한 뒤 2004년 탈북한 호혜일(가명·39) 씨가 1일 펴낸 책 ‘북한 요지경’에서 밝힌 내용이다. 호위사령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호를 책임지는 군사조직이다.

6·15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경호 업무를 맡았던 호 씨는 이 책에서 연평해전 이후 군 당국은 전투준비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서해 함대를 비롯한 북한 해군사령부의 많은 군 간부를 해임했다고 전했다.

또 2002년 서해교전 때 수많은 북한군이 한국군이 사용한 ‘구광탄(일명 베어링탄)’에 의해 치명상을 입고 해군사령부 병원과 조선인민군 11호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두 차례의 교전을 계기로 김 위원장은 해군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 영변 원자로의 경비 및 관리운영을 전담하는 조선인민군 제131지도국의 부대원들이 원자로 내 흑연감속로의 핵연료봉 교체작업을 한 뒤 부인이 기형아를 낳는 등 방사능 오염 피해가 심각했지만 북한 군부에선 이를 쉬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131지도국의 대다수 부대원은 핵 관련 지식이 없는 지방의 노동자와 농민의 자식들인데 제대 후에도 복무 내용을 비밀에 부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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