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압박 심해지면 北 미사일 시험 발사할수도

  • 입력 2006년 6월 3일 03시 00분


정부는 미국의 대북 압박이 심해질 경우 북한이 대포동 2호 또는 대포동 2호 개량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정부는 미국의 첩보위성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옛 대포동) 지역을 찍은 사진을 통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북한 방문을 초청하는 내용의 담화에서 “미국이 압박 강도를 높여간다면 우리는 초강경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게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담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차단하고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기 위해 힐 차관보가 방북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1일 미국 정부 측에 전달했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사거리가 4300∼6000km로 알려졌으며, 대포동 2호 개량형의 사거리는 1만50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북한에서 미 동부 워싱턴까지의 거리가 1만700km인 점을 감안하면 미 본토가 사정권에 포함된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1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미사일은 심각한 문제다. 정보와 관련된 사항이라 시험발사가 있을지에 대해 언급할 수 없지만 심각한 문제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이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요청한 데 대해 거절 의사를 밝혔다.

토니 스토 백악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협상이든 6자회담을 통해서 한다는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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