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한국 정치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집권여당 최악의 실패를 가져왔습니다. 이후에도 이런 기록은 없을 것 같은 최악의 결과였습니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따갑고 아플 줄만 알았지, 이렇게 무섭고 두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국민에 의한 ‘정부여당 심판’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정부여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탄핵’이었습니다.
신뢰의 위기가 드디어 국민들을 폭발시켰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이번 선거를 전후해서 반짝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불신으로 가득 찬 민심의 큰 해일 앞에서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습니다. 변명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이고 독선입니다. 정치의 가늠자는 바로 국민입니다. 국민의 뜻에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 순간입니다. 설령 그것이 ‘당을 없애라’는 명령이라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렇게라도 해야만 합니다. 국민의 뜻에 따른다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요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의 우리 개혁은 전반에 걸쳐 실패한 것입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독선이든, 무능이든 차치하고 참담한 실패만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개혁은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 함께 가지 않으면 결국 실패한다는 것….”
신뢰를 회복하는 첫 번째는 ‘내 탓이오’ 하는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수구세력 때문에, 언론 때문에…’ 이러한 남 탓하기는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가장 최악의 수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반성 없이 임하거나, 남의 탓을 하는 것입니다. 제일 어리석은 일입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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