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료공장 건설 지원 요청…4일 제주서 경추위 회의

  • 입력 2006년 6월 5일 03시 00분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남측 위원장인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오른쪽)과 북측 위원장인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서귀포=박경모  기자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남측 위원장인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오른쪽)과 북측 위원장인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서귀포=박경모 기자
제12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둘째 날인 4일 남측은 북측에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남측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추위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열차 시험운행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남측은 또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발 비누 의류 등 경공업 제품의 원자재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측은 “열차 시험운행 무산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반발해 회의 분위기가 무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이날 기조발언에서 △북한에 비료공장 건설 △북한에서 비료 원료인 인회석정광 채굴 △러시아 극동지역의 원목 벌채와 석탄 채굴 분야에 대한 공동 진출 △남측이 북한의 축산업에 투자하고 반대급부로 육류를 돌려받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정부는 북한에 연 33만 t의 요소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해 줄 경우 3500억 원이 들어갈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남측 비료공장의 생산설비가 수요를 초과한 상황에서 북측에 새로운 설비를 구축하게 되면 대북 지원에 들어가는 연 30만∼35만 t의 비료 수요가 없어지는 문제 때문에 부담을 갖고 있다.

정부는 또 북측이 제안한 축산업 협력 방안을 받아들이면 남측 축산농가가 반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남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4월 제18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했던 한강 하구 골재 채취와 북한 함남 단천 지역의 특구개발, 홍수 산불 황사 등 자연재해 공동 방지 사업을 이행하기 위한 사업단 또는 실무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경추위엔 2002년 8월 제2차 경추위부터 지난해 10월 제11차 경추위까지 계속 위원으로 참석했던 북측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 수석대표인 박정성 철도성 대외철도협력국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북측이 남측에 보낸 열차 시험운행 취소 전화통지문도 박 국장 명의였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열차 시험운행을 무산시킨 데 대해 부담을 갖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서귀포=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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