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불가피 vs 불가론 충돌

  • 입력 2006년 6월 6일 03시 03분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중진의원 20명은 5일 밤 국회에 모여 김근태 최고위원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추대할지를 놓고 3시간여 동안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노웅래 공보담당부대표는 “중진의원들은 7일 열리는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8인 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의견을 중진의원들의 합의안 형태로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8인 위원회는 전직 당의장 7명과 현 원내대표로 구성된다.

김근태계에 속한 이호웅 의원은 이날 중진의원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김 최고위원에게 보고했으며 김 최고위원은 이 모임에서 내린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보였던 김 최고위원에 대해 당내에서 ‘불가론(不可論)’이 터져 나오면서 이뤄졌다.

‘김근태 반대’의 목소리는 당직을 맡은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희망포럼21’과 당내 중도보수 성향의 의원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원하는 모임(안개모)’에서 나왔다. 이들은 이날 김 최고위원이 아닌 원로나 중립적인 인사에게 당을 맡기자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당초 김 최고위원의 당의장직 승계를 지지한 중진 모임에서도 “어느 계파와도 상관없는 중진 인사가 당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혁규, 조배숙 최고위원의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와해된 만큼 후임 지도체제는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김근태계에서는 ‘김근태 불가론’에 정동영계의 조직적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내에서는 김 최고위원 본인이 ‘불가론’을 자초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정 전 의장의 의장직 승계 요청에 김 최고위원이 즉답을 않는 등 ‘한 박자 늦은’ 행보를 보인 게 당의 혼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鄭전의장 3일 盧대통령 면담

한편 정 전 의장은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 3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을 1시간 동안 면담하며 선거 뒷얘기를 나눴다. 5일 강원도로 떠난 그는 당분간 지방에 머물 계획이라고 한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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