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퇴임을 앞둔 손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경기도서울사무소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당 혁신을 한다고 했는데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 지금 해야 할 것은 한나라당이 운영하고 경영해야 할 나라의 모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정부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망한 게 세몰이 때문이다. 패거리 정치를 하면 먹힐 줄 알았는데 안 먹힌 것이다. 양극화로 판짜기를 했는데 안 먹힌 것이다. (여권은) 또 세몰이를 하려 할 것이고 정계개편이 그런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진보와 보수로의 정당 재편에 대해 “우리는 이미 보수와 진보의 선을 긋는 시대에서 넘어가고 있다. 보수와 진보는 공존하는 것이다. 좌와 우의 중간에서 곡예하는 중도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구속에 대해 손 지사는 “나라의 지도자는 국민 좋아하는 대로 따라가면 안 된다. 국민감정이 그렇다면 대통령이 나서 설득하고 검찰총장 불러서 관여해야지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자랑이냐”며 “이 나라 최고의 경제 정의(正義)는 일자리 창출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등에 비해 여론 지지율이 낮은 데 대해 “현재의 지지율은 의미 없는 허깨비 같은 것”이라며 “나는 현재의 정치인들, 대권 주자들과 경쟁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나는 시대정신과 역사와 씨름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여의치 않을 경우 탈당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얘기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당내 대선후보 선출시기 조정 주장에 대해 “후보를 빨리 뽑으면 정 맞는다고 하는데 정 맞을 사람을 왜 뽑느냐. 지금 그런 발상을 할 때가 아니다”고 부정적인 태도를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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