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참정연 “노선 전면 재검토”

  • 입력 2006년 6월 8일 03시 00분


7일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의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종승 기자
7일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의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종승 기자
열린우리당의 대표적인 ‘친노(親盧·친 노무현 대통령) 직계’ 그룹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가 모임 해체 방안을 포함해 노선과 진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참정연은 5·31지방선거 참패 이후 내부 논의 과정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8일 울산을 시작으로 지역별로 회원 간담회를 열어 향후 진로 등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 수렴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참정연 소속 김형주 의원이 7일 전했다.

참정연에서는 소속 의원들이 주도해 도입한 기간당원제를 ‘실패한 개혁’이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방순회 간담회는 지방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분석과 함께 참정연의 다음 지도체제의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려는 것이나 단순한 리더십 교체뿐 아니라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의 상황이 누구 탓이라거나 그동안 개혁을 했다 안 했다 하는 이야기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이렇게 된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이라는 관점에서 총체적인 재평가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년을 돌이켜 볼 때 참정연이 너무 당내 정치에만 집중했고 그 결과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간당원제 등이 성공하지 못했다”며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참정연은 당초 25일로 예정했던 새 지도체제 출범을 지방순회 간담회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그동안 강경 개혁노선을 고수해 왔던 참정연이 이처럼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하고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참패의 여파로 인해 친노 및 개혁파 그룹의 입지 축소를 보여 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에서는 친노 및 개혁파에 대해 ‘좌파’라는 비판과 함께 그동안 이들이 주도한 정책 노선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선거 후 처음으로 7일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와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의원은 “국민이 정부 여당을 좌파 정권이라고 오해한다”며 당의 정책 노선을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시장을 무시했고, 시장에 대해 오만했다”며 “경제정책들이 이미 시장에서 실패하고 있는데도 전문가가 말하면 수구세력의 반발이라고 무시하며 경직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장복심 의원도 “김근태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경우 가뜩이나 좌파로 비치는 우리당의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며 좌파 배제론을 폈다.

이에 대해 개혁그룹 등은 공개적인 반발을 자제하는 양상이다. 김근태 의원은 자신에 대한 좌파 공세에 대해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재야 개혁파의 일원인 선병렬 의원은 “당의 지지 기반이 현저하게 붕괴된 상황에서 개혁노선을 고집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내부 노선 수정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더라도 과거처럼 개혁 노선을 강조하기보다 온건 기조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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