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비대위 첫걸음 “신뢰받는 당을 건설하자”

  • 입력 2006년 6월 12일 16시 54분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12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이 신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는 정치 일반이 국민의 기대를 받지 못하는 것이 위기의 근본"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논어(論語)의 고사를 인용하며 신뢰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국가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식량 비축, 군비 튼튼, 백성 신뢰라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며 "제자가 그중 두 가지를 차례로 버린다면 무엇을 버려야 하느냐고 묻자 공자는 군비 튼튼과 식량비축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헌화 분향하는 자리에서도 방명록에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바로 서지 못한다는 논어의 경구)'을 적기도 했다.

그는 또 "기본으로 돌아가서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일을 잘 하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집권여당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면서 "귀와 마음의 문을 열고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과 경제의 어려움을 경청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서민경제' 회생을 거듭 강조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향후 당 운영과 관련해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3가지 원칙은 △'기본으로 돌아가자' △'일치단결하자' △'서민경제를 회복시키자'로 이중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김 의장의 당 기강확립 의지가 담겨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할 일부터 하고 주장하라는 의미"라고 '주석'을 달기도 했다.

'일치단결'을 강조한 대목은 당내 분란이 외부로 비쳐지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부적으로는 치열하게 토론하되 밖으로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당 운용방식과 관련해서도 "'나를 따르라'는 방식으로 일을 하지 않겠으며, 토론하고 합의하고 결론내리고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내린 결론에 대해 외면하거나 지키지 않으면 오합지졸로 전락할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승복 요구는 단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비대기구 명칭을 '비상대책위원회'로 결정하고 7인위원은 상임위원, 8인은 그냥 위원으로 부르기로 했다.

상임과 비상임 위원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7인 회의가 중심이 되어 주요 논의를 하고 15인이 다 같이 모이는 것은 중앙위원회 위임사항을 처리할 때로 방향을 정리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이번 지방선거의 패배 요인을 분석하고 열린우리당의 운영 방안에 관한 심도 깊은 토의를 위해 14일 지도부 워크숍 갖기로 하되 시간과 장소는 비공개하기로 했다.

또 당 차원에서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를 당의장 직속기구로 결성해서 대책을 하나씩 생산해 내기로 결정했다. 추진본부 구성원은 경제에 대한 나름의 식견을 가진 비중있는 인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비대위원들은 김 의장이 열린우리당의 구체적인 과제로 서민경제 회복 등에 관해 언급한 데 대해 "매우 적절한 방향" "거국적 방향에서 합심하자"며 적극적인 찬성의사를 내보였다는 후문이다.

한편 고건 전총리는 이날 김 의장에게 취임을 축하하는 난을 보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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