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대축전 폐막]“시민의 축제 아닌 시민단체만의 잔치”

  • 입력 2006년 6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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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의 재회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 오찬에서 노무현 대통령(왼쪽)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란히 앉았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이달 말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남북관계를 한층 진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15공동선언 5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이후 1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았으나 현안에 관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13명을 비롯해 700여 명이 참석했다. 광주=석동률 기자
1년 만의 재회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 오찬에서 노무현 대통령(왼쪽)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란히 앉았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이달 말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남북관계를 한층 진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15공동선언 5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이후 1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았으나 현안에 관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13명을 비롯해 700여 명이 참석했다. 광주=석동률 기자
6·15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이 16일 오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폐막식을 치르고 사흘간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시 유달산을 관광한 데 이어 17일 오전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참관한 뒤 오후 4시 전세기 편으로 광주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돌아간다.

▽‘우리 민족끼리’ 합심해 반미(反美)?=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 발표일인 6월 15일과 광복절인 8월 15일에 남북을 번갈아 가며 열렸던 민간 주도 행사가 이제는 확실하게 정례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 온 당국 간 공식회담과 달리 지난 6년간 이 행사는 빠짐없이 열려 왔다.

하지만 매년 남북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통일을 이루자’는 구호성 선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남측 내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이번 행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단체와 개인을 통해 반미 구호가 여과 없이 터져 나왔다. 이적단체로 판정받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은 15일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주한미군 철거가’를 불렀고, 광주 시내 일부 지역에는 누가 내걸었는지 모르는 ‘남북농민 통일단결, 주한미군 몰아내자’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다수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잔치’라는 시각도 있다. 주부 정모(34·광주 북구 두암동) 씨는 “시민 참여 행사가 제한되고 시민단체 위주로 행사가 치러져 축전의 열기를 느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행사 주역은 안경호?=비중 있는 북측 인사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주연’ 자리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과 행사 개막 전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의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고 발언한 안경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에게 내준 느낌이다.

제1 야당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의 목소리이자 내정간섭 발언을 한 사람이 북측 민간대표단장을 맡아 ‘민족의 화합’이나 ‘통일’을 논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사회 각계에서 터져 나왔으며, 행사기간 내내 논쟁을 격화시켰다.

광주=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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