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핵 운반 수단인 미사일 발사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등에 과시하려는 목표를 갖고 움직이는 것이다.
▽발사 능력 있나=정부 당국자는 16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고 있는지가 이번 사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1998년 8월 발사한 사거리 1700∼2200km의 대포동1호 미사일은 대기권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이보다 훨씬 더 정밀한 기술이 요구되는 대포동2호와 대포동2호 개량형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관측이다.
대포동2호와 개량형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각 4300∼6000km, 1만5000km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1999년 대포동2호 미사일 시험 발사를 추진하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발사 유예를 선언한 적이 있다. 또 2004년 9월 대포동2호 미사일 지하 발사기지 인근에서 북한군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포착됐지만 미사일 발사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가 실패할 경우 ‘핵 개발’이 무용지물로 평가받게 되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데이비드 밸코트 주한 미8군 사령관은 이날 한미협회 주최 강연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췄다는 가정 아래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발사 때의 파장은=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풀기 위해 추진 중인 북-미 양자협의의 실현 가능성이 차단되고 한국과 중국의 대북 지원도 축소 내지 중단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연구소장은 이날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지원하는 한중 양국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며 한국과 중국의 대북 지원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놨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중국 당국도 굉장히 못마땅해하면서 북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주말에 미사일을 발사하면 19∼3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14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또 이달 말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도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가 되겠느냐”는 여론이 일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