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희생 장병을 비롯해 1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연천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꼭 1년이 지났지만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은 여전했다.
19일 연천군 소재 육군 28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유가족과 군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GP 총기사건 1주기 추도행사는 유족들의 오열로 뒤덮였다.
전날 대전국립묘지에서 희생 장병들에 대한 참배를 마치고 이날 오전 추도식장에 도착한 고 이태련 병장 등 희생 장병 8명의 어머니와 유족들은 추도식 내내 “아들아, 함께 집에 가자”며 울었다. 한 어머니는 “내가 왜 아들을 낳았는지 모르겠다”며 먼 하늘만 쳐다봤다.
28사단장인 김은상 소장은 추도사에서 “사진 속에 말없이 미소 짓고 있는 그대들은 최전방 경계근무 임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한 훌륭한 군인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유가족 분향에서 고 차유철 병장의 어머니는 슬픔을 못 이겨 아들의 영정 앞에 주저앉았고 한 유가족은 부대 관계자에게 “내 아들 살려내라”며 달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추도식이 끝난 뒤에도 유족들은 희생 장병들의 영정을 부여잡고 행사장을 떠날 줄 몰랐다.
고 조정웅 병장의 부친이며 유족 대표인 조두하(50) 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눈도 감지 못한 채 희생된 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추도식 후 부대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최근 현대식으로 개조한 사고 GP를 방문해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헌화했다.
GP 총기사건은 생존 장병들에게도 쉽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생존 장병 27명 중 15명은 사고 후유증으로 의병전역을 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인 김동민 일병은 1심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항소했지만 2심에서 기각되자 현재 대법원에 상고를 한 상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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