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헌문제 연구하자”…野 “오버 말라, 관심 없다”

  • 입력 2006년 6월 20일 15시 44분


임채정 신임 국회의장이 잇단 ‘개헌론’ 불지피기에 나서고 있지만 야당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임 의장은 20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을 만나 “국회 내에 개헌 논의 기구를 두자”고 밝혔다. 그는 “개헌은 정파적 입장에서 정략적으로 접근하면 옳지 않다”며 “아직은 구상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각 당이 이 문제를 상의했으면 좋겠다”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임 의장은 전날 당선인사에서는 “21세기에 맞는 헌법 내용을 연구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개헌 논의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현 정권 하에서는 어떤 개헌 논의도 없다”며 일축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2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각 정당과 후보자가 개헌을 공약으로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외 어떤 형태의 개헌 논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임 의장을 겨냥해 “기껏 국회의장에 뽑아줬더니 되자마자 개헌을 말한다”며 “자꾸 오버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노동당도 “국회의장이 동참해 달라는 개헌준비 논의에 우리는 그다지 관심 없다”고 밝혔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임 의장의 취임일성은 민생고에 허덕이는 국민들에 대한 사죄와 위로의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야 했다”며 “그런데 ‘준비가 필요하다’는 정도의 이유를 들어 신임 국회의장이 허겁지겁 개헌론을 제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개헌의 우산’을 펴 드는 것이 아니라 목마른 ‘민생의 우물’을 파는 일”이라며 “국회의장이 개헌문제를 직접 제기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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