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성사 여부 불투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6월 말 북한 방문은 북측으로부터 방문 절차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고 있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2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은 광주에서 열린 6·15 민족통일 대축전 기간에 DJ 방북에 대한 절차 등을 담은 우리측 요구안을 전달받았지만 이날 현재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다.

DJ 방북의 경우 다른 남북행사와는 달리 1주일 전쯤에 선발대가 평양에 도착,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지난 달 29일 남북이 실무접촉을 갖고 합의한 이달 27~30일 방북은 사실상 어려워 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측이 DJ의 방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으로 보아 이번 DJ 방북은 무기 연기되거나 또는 무산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당정협의에서 "미사일과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좀 지켜봐야겠다"고 말해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줬다.

특히 이날 오후 DJ를 면담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DJ로부터 방북계획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 문제가 어떻게 될지는 분명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동교동측은 이날 오후 DJ의 방북문제를 북측과 협의해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DJ는 올해 1월 "4월 하순 열차편으로 방북하고 싶다"는 의사를 남북채널을 통해 통보했으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되자 2월 20일 정치적 오해를 피한다는 이유로 방북 시기를 6월로 연기했다.

남북은 지난 달 16~17일과 29일 금강산과 개성에서 잇따라 가진 실무접촉에서 6월 27일부터 3박4일 간 육로를 이용해 방문한다는데 원칙적인 의견접근을 봤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