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20일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방북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 북측의 구체적 답신 유무 등을 포함해 전체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DJ 측이 조만간 방북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DJ 측은 이날 방북을 위한 남측 실무접촉 단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가정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DJ의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 의원 측은 “김 전 대통령 측에서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북한 미사일 문제로 시국이 어수선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만 밝혔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자”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입장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오늘 아침에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만나 ‘두고 봐야겠다’고 밝힌 것으로 갈음하면 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도 “현 상황을 예의 주시한다는 말밖에 더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조속한 방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우리 당의 원칙적 입장이고, 지금은 북한 미사일 문제가 있으니 국제 정세 등을 면밀히 종합해 김 전 대통령 측이 잘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내에선 DJ의 6월 방북이 미뤄진 배경이나 이후 방북의 성사 가능성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왔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인 김원웅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방북을 해도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데, 마침 미사일 사태 등으로 긴장 국면에 접어드니까 무리하지 않으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