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44·사진) 대전 대덕구청장 당선자가 진단하는 대덕구의 현 상황은 심각하다.
광역시인데도 인구가 줄고 재정은 열악하며 개발 잠재력은 없는 ‘3재’가 겹쳐 있다고 판단한다.
취임을 앞둔 정 당선자의 화두는 과감한 민자와 외자의 유치.
대화동 1·2공단의 투자유도 및 가동률 제고, 3·4공단의 첨단산업 유치를 통해 세수와 지역 생산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덕구는 곳곳에 장벽이 있습니다. 그린벨트에 묶여 있고 여유가 있는 땅은 상수원보호구역이고…”
그는 대덕구의 두 도심인 신탄진과 오정동 사이 와동과 장동의 빈곳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회덕인터체인지 부근에 고속도로 나들목을 만들어 거점 개발의 기틀을 마련, 대덕구를 통합하겠다는 것. 또 장동 산림욕장 인근에 실버타운 또는 영상센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목원대와 공공성이 강한 민간단체와의 협상을 추진할 생각이다.
그는 “열악한 지방재정 해소를 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땅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못할 게 없다”며 “환경단체와 머리를 맞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신탄진 금강변에는 수변공원을 조성해 전국적인 명소로 꾸민다는 것이 대표적 공약.
계족산·대청호·금강의 천혜의 자연환경과 회덕향교·동춘당의 문화유산을 활용해 한학(漢學)예절마을을 조성, ‘사람이 모이는 잘 사는 대덕구’를 만들 계획이다.
정 당선자는 “4년 후 ‘대덕구를 살린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민자당 사무처 공채1기로 정치입문
정 당선자의 출생지는 충북 옥천군 청성면. 두 살 때 철도청 보선사무소에 다니는 아버지를 따라 대전으로 이사, 초중고를 모두 대전에서 나왔다.
초등학교 졸업식 때 중요한 상(賞)이 ‘치맛바람’에 좌지우지되자 ‘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200대1의 관문을 뚫고 경찰대 1기생으로 입학한 뒤 3학년 때 초대 학생회장에 당선될 만큼 리더십을 발휘했다.
3학년 말 자신이 만들었던 교내 소모임 ‘아프락삭스’가 이념서클로 몰리면서 퇴교를 당한 뒤 군 복무 후 다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28살의 나이, ‘88학번’이다.
대학을 졸업 후 1991년 민자당 사무처 공채 1기에 수석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정치수업을 한 뒤 2003년 한나라당 대덕구지구당 개편대회 때 위원장이 됐다.
2004년 ‘탄핵 열풍’ 속에 총선에 출마했으나 현재의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 오희중 전 대덕구청장에 이어 3위로 낙선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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