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민정계…한나라, 민정당출신 거의 사라져

  • 입력 2006년 6월 26일 03시 12분


“당내에서 민정계, 민정계라고 하는데 지금 민정계가 어디 있느냐. 나와 박희태, 이상득 의원이 전부다.”

한나라당 7·11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 출마한 강재섭 의원이 최근 자신의 출마선언을 두고 일각에서 ‘5, 6공 회귀’라는 등의 비판을 제기한 데 대해 이같이 대꾸했다.

‘한나라당은 5, 6공 기득권 당’이라는 막연한 인식과 달리 현재 당내에는 민정계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얘기로 당 안팎에서 새삼스럽게 화제가 되고 있다.

민정계는 5공과 6공 초까지 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에 몸담았던 인사를 말한다. 현재 한나라당 소속 의원 127명 중 민정당 경력이 있는 사람은 강 의원이 말한 3명이 전부.

이들 외에 5, 6공에서 정부 고위직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이상배 김기춘 김용갑 의원 등 5, 6명 정도 있지만 정치 입문 시점과 과정이 달라 민정계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구여권의 주류이자 상징인 민정계가 이처럼 ‘몰락’한 것은 1990년 통일민주당 및 신민주공화당과 3당 합당을 거쳐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1998년 이후 야당으로 전락하면서 여러 차례 인적 쇄신을 거친 결과다.

이재오 원내대표의 예에서 보듯 김영삼 정부 시절 영입된 재야 출신 인사들이 현재 한나라당 지도부에까지 진출해 있다.

1998년 야당으로 전락한 이후 치러진 2000년 16대 총선 때는 당시 민정계의 수장이었던 김윤환(사망) 전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등 민정계가 대거 물갈이됐다.

오세훈 서울시장당선자,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른바 ‘수혈 인사’들이 현재 한나라당에서는 오히려 주류가 돼 있는 것. 그런데도 민정계가 여전히 당의 근간이라는 인식이 계속되는 것은 ‘한나라당은 기득권 당’이라는 현 여권의 공세가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당내에서는 나온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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