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매체 ‘北미사일 옹호’ 글 北서 인용보도

  • 입력 2006년 6월 26일 03시 12분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5일 남한 인터넷 사이트 ‘자주민보’의 ‘북 미사일 발사가 꼭 나쁜가’(6월 16일 게재)라는 글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매체는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며 남한 인터넷을 인용해 미사일 발사를 옹호한 것도 이례적이다.

북한 사이트에 인용된 자주민보의 글은 “북은 인공위성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다양한 대미 압박 조치를 구사할 수 있다”며 “북이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 군사적 힘을 보여 주는 게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단계 진입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글은 또 “미국이 정말 북의 미사일 시험발사이건, 인공위성 발사이건 막고자 한다면 금융 제재를 푸는 등 대북 적대시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주소를 둔 자주민보는 홈페이지 ‘회사소개’란에서 “매향리 사격장, 백운산 등 미군기지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미군의 범죄 현장을 낱낱이 보도했으며 인터넷방송국 ‘청춘’과 함께 양민학살지를 취재해 KBS를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청춘’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2005년 9월 3일 1TV 열린 채널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원한’이라는 제목으로 25분간 방영했고, 사후에 프로그램 채택료를 지원한 일이 있다”며 “그 프로그램은 전남 여수·순천, 충북 영동군 노근리, 충북 단양, 경북 예천 등지의 (양민학살을) 다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주민보 21일자에는 ‘이제 미 제국주의를 끝장낼 때’라는 글이 ‘북한은 민족의 자랑’이라는 작성자 명의로 게재돼 있기도 하다.

정보통신부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17곳의 친북 사이트를 차단한 바 있고, 2004년 11월에도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이 통보해 온 31개 해외 운영 친북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했다.

자주민보는 친북 사이트로 규제 받은 바 없다. 자주민보 측은 “자주민보는 민족문제를 주로 다루는 진보 개혁 매체”라며 “한두 개 기사를 갖고 친북이니 좌파니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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