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울산시정의 최우선 방향은….
“그동안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고 국립대와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 혁신도시 확정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산업수도’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지고 기업의 투자를 계속 유치하는 등 경제발전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두겠습니다. 세계적인 생태환경 도시와 살맛나는 복지도시, 행복도시 건설에도 매진하겠습니다.”
―경제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은 무엇입니까.
“기존 자동차와 선박,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에 지식기반 산업을 접목시키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등 산업인프라를 확충하겠습니다. 300만평 규모의 공장용지를 새로 조성해 7조 원대의 투자를 유치하고 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시장 후보간에 경전철 사업 추진 여부로 논란이 많았는데….
“선거기간에 거론됐던 쟁점을 면밀하게 검토해 사업 추진 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경전철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정여건과 교통수요 등을 감안하고 시민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과 자문을 구해 공감대가 만들어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경전철 착공 시기를 적절하게 연기하고 노선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그러나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는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정무부시장 등 정무직 인사를 놓고 벌써부터 한나라당 울산시당과 마찰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당과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해입니다. 정무부시장은 중앙정부와 세계를 무대로 울산의 위상을 높이고 정부의 협조를 끌어내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라야 합니다. 그래서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전문가를 찾고 있습니다.”
―2009년 3월 개교 예정인 울산 국립대의 설치학과를 놓고 울산시와 교육부 간에 이견이 있는데….
“최근 언론에 공개된 교육부 안에는 사범계열을 학부 과정에 두지 않고 교육전문대학원을 통해 교원을 양성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학부 과정에 사범계열 학과를 두도록 한 지난해 9월 울산시와 교육부 간에 체결된 양해각서(MOU)와 다른 것입니다. 이 문제를 포함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30일 시민공청회를 열 예정입니다.”
―현재 삼산동에 있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터미널 때문에 교통체증이 심해 터미널을 시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현재의 터미널은 2001년 시민의 접근성을 높여 편의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삼산동에 건립했지만 교통 혼잡 때문에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터미널 이전은 대다수 시민이 공감하면서 도시발전과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터미널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취임식은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경전철 착공시기-노선 재검토”▼
5·31 지방선거 당시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의 미래를 위해서는 경전철을 착공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경전철은 기존 도로를 이용하면서 교통 혼잡지역(공업탑 로터리 등)을 지하화하는 ‘신형 노면전차’(SLRT) 방식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 심규명 후보는 “기존 도로 위를 달리는 경전철은 교통 혼잡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계획 수정을 요구했고, 민주노동당 노옥희 후보는 “경전철이 교통체증 해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백지화를 주장했다.
시민 여론도 양분돼 지금까지 경전철 사업 추진 여부를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울산 경전철 사업은 2002년 12월부터 추진됐다. 용역조사와 기획예산처의 타당성 조사에서 경전철이 울산에 가장 적합한 신교통수단이라는 판단이 나오자 울산시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내년 1월까지 기본설계가 마칠 계획이다.
사업비 4315억 원 가운데 60%인 2589억 원은 국비로 충당된다.
노선은 중구 효문역∼울산역∼공업탑 로터리∼울산대∼울주군 굴화리로 이어지는 총연장 15.6km.
박 시장이 본보 인터뷰를 통해 경전철 착공시기 연기 등을 밝힘에 따라 2012년 1월 개통하려던 당초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 박맹우 시장은
박맹우 울산 시장은 ‘뚝심의 행정가’로 불린다.
한번 옳다고 믿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정통 행정관료 출신으로는 보기 드문 장점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태화루 터의 아파트 건립 문제. 신라시대에 건립돼 ‘영남 3대 누각’으로 불리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태화루의 옛터로 추정되는 곳에 지난해 초부터 아파트 건설이 추진됐다.
법적 하자는 없었지만 박 시장은 “더 이상 울산의 문화를 훼손해선 안된다”며 끝까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지주와 건설사 측은 “뚝심이 아닌 막무가내 행정”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해놓고 있다.
또 좀처럼 ‘사건’을 저지르지 않는 스타일이다. 2002년 시장 취임 전후 임명된 정무부시장 등 정무직을 임기 4년 동안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다.
박 시장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 “두꺼운 손으로 악수를 나누면서 부드러운 눈길을 주니 호감이 안갈 수 없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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