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42) 경남 밀양시장 당선자는 29일 “기업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의 수립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엄 당선자는 선거가 끝난 뒤 편안하게 쉰 날이 거의 없다. 정부 부처와 국회, 소속 정당인 열린우리당을 찾아다니며 업무 협의를 하느라 분주하게 보냈다.
그는 주위에서 “왜 인사하러 안 오느냐”고 서운한 투로 말하면 “인사도 중요하지만 공약 실천이 더 중요하다. 일로써 보답하겠다”고 대답한다.
그는 “밀양시 부북면 사포리 24만 평의 사포지방산업단지를 장기 임대형 국가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문제를 깊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양시의 부담을 줄이면서 기업유치를 앞당기겠다는 생각이다.
엄 당선자는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외지로 떠나는 현실을 감안해 어학 중심의 특성화 고교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영남루와 표충사, 얼음골, 사명대사 생가 등 관광 유적지를 활용하기 위한 시설 확충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고추 깻잎 딸기 사과 대추를 많이 재배하는 밀양은 농업 소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농사일을 쉽게 하고, 농산물을 제 가격에 팔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자신이 당선된 이유에 대해 그는 “시민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변화의 욕구를 나타낸 것으로 본다”며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밀양시는 한나라당 소속 시장이 3연임했으며,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지역구다.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해 집권 여당의 지원은 물론 정당이 다르더라도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의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엄 당선자는 “선거기간 갈라진 민심을 추스르는 한편 깨끗하고 공정한 인사로 공직사회의 역량을 극대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선거운동원과 수행원 가운데 한 명도 시청에 데리고 가지 않을 예정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10년간 지역활동… 야당 텃밭서 당선
5·31 지방선거에서 엄용수 밀양시장 당선자는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정치 신인이 교육위원과 도의원을 지내 지명도가 높은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기 때문이다.
엄 당선자의 선전이 우연이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나라당이 자중지란을 일으킨 데다 그는 지역에 오래 전에 뿌리를 내렸다.
연세대 상대를 졸업한 그는 일찌감치 고향에서 공인회계사 개업을 했다.
이후 10여 년 간 청년회의소 회장, ‘부북면 화약저장고 설치반대 추진위’ 공동대표, 밀양시 결산검사위원, 밀양시 시세(市稅) 심의위원을 지내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그는 밀양경찰서 유치인상담위원과 지체장애인협회 밀양시지원회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5년 전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그는 지난해 4월 “집권당 소속이 아니면 밀양 발전이 어렵겠다”고 판단해 인기가 없던 여당 행을 택했다. 이번 선거에선 ‘선 밀양, 후 정당’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글 솜씨가 좋으며 뚝심이 남다르다. 딸 셋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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