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직원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게서 학생 몇 명의 이름을 전해 받은 뒤 마치 이들과 인터뷰를 한 것처럼 글을 날조했다. ‘연세대의 정치외교학과 강의실. 일부 학생들이 모여 한미 FTA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는 이 글의 내용은 한마디로 ‘소설(小說)’이다. 해당 학생들이 항의하자 ‘국정브리핑’은 대담하게도 글 내용은 그대로 둔 채 대학과 학생 이름만 바꿔 계속 올렸다. 국정홍보처는 이런 사기(詐欺)를 섞어 국정을 홍보해 온 곳인가.
‘날조 인터뷰’ 파문은 처음부터 여론몰이를 목적으로 태어난 관제(官製) 매체의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취임 초 “정부는 정부의 길을, 언론은 언론의 길을 가자”고 외치던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가 대안 매체를 만들어 의제(어젠다) 설정을 해야 한다”며 ‘국정브리핑’을 만든 것 자체가 앞뒤 안 맞는 일이다.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할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써 가며 유사(類似) 매체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더구나 관영매체가 언론 공격에 앞장서는 사례를 21세기 다른 민주국가에선 찾아 볼 수가 없다. 국민에게 백해무익한 ‘국정브리핑’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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