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문가 란코프 교수 “中 대북투자가 김정일의 생명줄”

  • 입력 2006년 7월 5일 03시 09분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사진) 국민대 초빙교수는 4일 중국의 전례 없는 대(對)북한 투자가 파산 상태인 김정일 정권의 생명줄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란코프 교수는 4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지난해 북-중 무역 금액은 북한 전체 교역 금액의 52%를 차지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해 북-중 무역액은 16억 달러로 같은 해 남북한 무역액 11억 달러, 북-일 무역액 1억9000만 달러를 크게 앞섰다.

이어 그는 “북한에는 중국 기업가로 넘쳐 나고, 북한의 호텔과 레스토랑은 점점 중국인이 장악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전시장인 평양 제1백화점은 중국 선양의 중쉬그룹 수중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광물자원과 기간시설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즉각적인 이윤 획득보다는 북한의 현상 유지를 도모하고 김정일 체제 이후의 정권에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북한이 정권 내부 위기로 붕괴하고 북-중 국경이 불안해져 난민 유입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 북한 정권의 붕괴가 독일 통일의 재판이 돼 강력한 한국이 등장하는 것은 중국에 더 나쁜 일이라고 란코프 교수는 덧붙였다.

란코프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넣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보다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훨씬 더 불길하게 여긴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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