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이 영광읍 5일장이 서는 날이어서 많은 주민이 행사장을 찾을 수 있는데다 취임식 준비로 바쁜 직원이 일요일에 쉬도록 일정을 이틀 앞당겼다.
“당선된 후 보리 수매현장을 찾아다니며 주민이 뭘 원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변화와 개혁을 통해 감동을 주는 군정을 펼치겠습니다.”
강 군수가 내건 군정 슬로건은 ‘살맛나는 영광건설’이다.
그는 “농어촌이 살아야 지역에 활력이 넘친다”며 “군수 직속으로 영광 농수축산업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찰쌀보리’ 등 특산품 명품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았다.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사업법’에 따라 올해부터 해마다 90억 원이 지원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그동안 지원비가 일부 소모성 사업에 쓰여 효율성을 극대화하지 못했다”며 “지원금을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한 10년 장기계획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원전을 혐오시설로만 봐서는 안 되며 공존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태양열이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단지를 조성해 영광을 ‘전력 생산의 메카’로 만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는 “기업하기 좋은 고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통팔달의 도로망 확충이 시급하다”며 “영광읍 관통도로를 연내 착공하고 서해안 고속도로 영광 나들목 신설, 법성∼홍농간 4차선 확포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테마가 있는 관광 영광 건설’도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강 군수는 “종교 순례지를 지역 향토문화와 연계시키면 최고의 관광지가 될 것”이라며 “서해안 천혜의 관광자원을 이용해 연간 500만 명이 다녀가는 관광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1년간 道-郡의정활동 지방자치 정통파▼
강종만 군수는 풀뿌리 지방자치의 코스를 제대로 밟았다.
2대 영광군의원, 3대 영광군의회의장, 7대 전남도의원을 거쳐 이번에 기초단체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런 코스를 거친 사람은 전국에 몇 안 된다”며 “11년간 의정활동이 군정을 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10월 태풍 ‘루사’가 몰아쳤을 때 의정활동이 활발했다.
피해농가에 지원하는 특별위로금 300만 원 가운데 90만 원만 지급되자 집행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피해 발생 한 달 만에 복구비 460억 원을 지원토록 했다.
또 2004년 보리 풍작으로 재고량이 쌓이자 추가 수매를 이끌어 내 보리 재배농민의 한숨을 덜어줬다.
이런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시사 월간지 뉴스브리핑이 선정한 ‘2004년 지방자치의원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그에게도 인생의 질곡은 있었다. 5급 지방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디딘 그는 1983년 광주 북구청 동사무소 민원담당을 하면서 인감증명을 잘못 발급해 의원면직됐다.
그는 “공직생활을 그만둔 뒤 아내가 대소변을 받아 낼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며 “아내의 헌신적인 외조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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