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北스커드 서울타격 5분 vs 9분 美 통보 입수시간

  • 입력 2006년 7월 8일 03시 00분


한국은 북한 미사일 연쇄 발사 징후를 얼마나 파악했던 것일까.

정부는 사전에 발사 징후를 파악했다고 설명했지만 발사 당일의 늑장 대응으로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한국의 대북 정보 수집 능력의 한계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 안팎에선 대북 정보력의 대대적인 보강 조치 없이 5년 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할 경우 안보 태세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대북 정보력의 현실=지난달 미국은 정찰위성의 촬영 정보를 근거로 북한의 발사체가 미사일이라고 경고했지만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같은 달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인공위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 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최초로 접수한 것도 첫 발사 9분 뒤에 날아든 미국의 통보였다.

한국이 독자적인 대북 미사일 감시 태세를 갖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6일 군 당국은 “예스 또는 노”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한국도) 부분적으로 감시 수단을 갖고 있으며 가령 미사일이 날아오면 레이더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보유한 ‘부분적인 감시 수단’은 북한의 신호 정보와 영상 정보를 각각 수집하는 ‘백두’와 ‘금강’ 정찰기 몇 대와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대북 감청부대를 말한다.

하지만 이런 감시 수단으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같은 고급 전략정보를 제대로 입수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 때문에 북한 미사일의 발사장 이동→미사일 조립 및 발사대 거치→액체연료 주입 등 시시각각 전개되는 발사 과정의 ‘특급 정보’는 미국의 정찰위성이 촬영한 사진에 대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7발 중 스커드는 서울과 수도권을 5분 안에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첫 발사 9분 뒤 미국의 발사 통보를 입수했다는 것은 정보 전력 부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미 정찰위성의 능력=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찰위성은 미 첩보 전력의 첨병답게 맹활약했다.

6일 정부 고위 당국자도 “미국의 정찰위성의 해상도가 10여 cm이지만 한국의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1호)은 6.6m이고 야간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갖고 있지 않다”며 미 정찰위성의 능력을 인정했다.

미 공군우주사령부가 운용 중인 KH-12는 300∼1000km 고도에서 초속 8km 속도로 지구의 남북극 궤도를 하루 14차례 회전하며 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강력한 로켓 엔진을 탑재한 KH-12는 주요 감시지역의 상공으로 스스로 이동해 정밀촬영을 하는데 탑재된 전자 광학카메라는 최대 해상도가 10cm로, 가로세로 10cm 크기의 물체도 식별해 흑백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이 위성은 야간에도 촬영이 가능한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KH-12의 촬영사진은 지구궤도의 통신위성과 지상수신소를 거쳐 실시간으로 미 국가안보회의(NSC) 산하 국가정찰국(NRO)으로 전송돼 수백 명의 전문요원이 판독에 들어간다.

미국은 또 라크로스 정찰위성에 탑재된 합성개구레이더(SAR)로 야간이나 악천후에 상관없이 최대 해상도 1m급의 지상 정찰과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이 같은 강력한 위성 감시능력을 바탕으로 미국은 주일미군의 RC-135S 정찰기, 주한미군의 U-2 고공정찰기, 미 이지스함을 전개해 북한 미사일 발사 상황을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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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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