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6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 야전지휘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술토의에서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위협에 심각한 우려를 갖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 사령관이 지칭한 ‘이동식 미사일’은 차량에 설치된 발사대를 이용하는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말한다. 단·중거리 미사일인 스커드(사거리 300∼500km)와 노동 미사일(사거리 1200∼1500km)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현재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5일 발사한 미사일 7발 중 대포동 2호 1발을 제외한 나머지 미사일은 모두 스커드나 노동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군의 한 소식통은 “벨 사령관이 (북한이) 맨 나중에 발사한 미사일은 누굴 겨냥해 개발했겠느냐는 말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은 남한을 겨냥해 개발한 것임을 상기시켰다는 해석이다.
군사전문가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진짜 위험한 것은 노동”=앤서니 코즈먼 전 미 국방부 정보분석국장은 “더 위협적이고 위험한 것은 아직 실체가 의심스러운 대포동2호가 아니라, 들러리처럼 보인 중·단거리 미사일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인 코즈먼 전 국장은 이날 CSIS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미 본토에 대한 대포동 미사일의 위험이 현실화되려면 5년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은 앞으로 1년 정도 이내에 극히 위험스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미 본토를 칠 필요 없이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만 가지고도 아킬레스건인 일본, 한국, 아시아 주둔 미군부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일, 중국 억제 위해 대포동 미사일 능력 과장”=캐나다의 군사전문지 ‘칸와 디펜스 리뷰(漢和防務評論)’ 총편집장 겸 군사평론가인 핑커푸(平可夫) 씨는 7일 홍콩 시사주간지 야저우저우칸(亞洲週刊)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로켓 개량을 통해 상당한 진전을 거두기는 했지만 사거리 1500∼2000km 로켓을 3000∼3500km로 늘리는 데도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는데 어떻게 1만2000km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작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가장 보여 주고 싶었던 미사일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6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스커드 B형, C형 전역전술 미사일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커드 B형은 사거리가 350km, C형은 500km로 모두 북한이 독자 개발했다.
또 그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과장하는 것은 중국을 전략적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한편 해상 및 육상에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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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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