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기간당원제 결국 수술대로…金의장 실패 인정

  • 입력 2006년 7월 10일 03시 06분


코멘트
열린우리당이 정치 개혁의 상징으로 도입했던 기간당원제의 실패를 사실상 공식 인정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사진) 의장은 9일 의장 취임 한 달을 맞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간당원제의 방향은 옳지만 우리 여건과 수준에서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며 “논란이 돼 온 기간당원제를 7, 8월 중에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대납 당원과 종이 당원의 문제가 발생하고 기간당원제를 통해서는 민심이 잘 반영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솔직히 말해 기간당원의 수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고, 당비를 내지 않겠다는 사람도 많아 실망스럽다”고 설명했다.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 때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개혁당 출신 의원들의 주도로 도입된 기간당원제는 매달 2000원의 당비를 내면 당내 공직후보 경선 투표권을 주는 제도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 마구잡이 당원 모집의 폐해가 지적되고 올 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비 대납 사건까지 터지면서 개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5·31지방선거 참패 이후엔 개혁당 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참여정치실천연대가 “기간당원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비론을 내놓는 등 이 제도가 실패했음을 자인했다.

한편 김 의장은 당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완화 주장에 대해서는 “당-정-청이 명백히 합의한 것은 ‘부동산 투기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라는 기준에서 서민에게 부담을 주는 게 있다면 (완화를) 고려하겠다는 것이나 그 이외의 것은 각자의 개인적 견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취임 한 달을 맞는 심경에 대해서는 “취임했을 때엔 마치 늪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마른 땅으로 건너온 느낌”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방선거 패배 후 “독배를 마다하지 않겠다”며 당 의장을 자임했으나 리더십은 아직 착근하지 못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