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중국의 태도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중국전문가 존 타식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실질적인 대북 정책은 외교부가 아니라 인민해방군 지휘부가 만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군부가 수립하고, 당 정치국이 초안을 잡은 발표문만 읊조리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타식 연구원은 그 증거로 2003년 4월 3자회담 직전 조명록 북한군 차수가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군 수뇌부를 만났으며, 같은 해 8월 6자회담이 열리기 직전에도 쉬차이허우(徐才厚)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주임이 평양을 방문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올 4월 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부장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류야저우(劉亞洲) 공군 부정치위원을 동행한 점도 주목했다. 류 부정치위원은 2001년 한 논문에서 중국과 이슬람 국가들의 관계개선을 높이 평가하며 “서방이 두려워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
타식 연구원은 또 중국 군부가 1996년 3월 최초의 직선 총통선거를 실시하는 대만을 위협하기 위해 며칠 동안 대만해협을 향해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했던 전력도 떠올렸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중국이 좋은 선례를 제공한 셈이라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중국 지도부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을 외교가 아닌 군사적 문제로 취급하고 있으며, 그 기본 정책은 군부가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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