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는 법당에서 예불을 하고 있던 이 최고위원의 손을 잡으며 “잘해 보자고 한 것이 여러 오해와 시비를 부르고 가슴 아프게 해드린 것 같다. 다 털어버리고 가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다”고 했다. 강 대표는 자신보다 세 살 위인 이 최고위원을 “이 선배”라 부르며 깍듯하게 대접했다.
이 최고위원은 “비가 오는데 이렇게 왔느냐”고 했고, 두 사람은 우산을 함께 쓰고 사찰 경내를 걸으며 ‘인간적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강 대표의 당무 복귀 요청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내일(15일) 지리산을 종주하고 며칠 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답변했다.
강 대표 측은 이 최고위원이 내주에 당무에 복귀하면 그의 의견을 반영해 주요 당직인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개혁 성향의 소장파와 중도파 등을 중용함으로써 영남 출신 보수 민정계에 치우친 새 지도부를 보완하는 ‘탕평 행보’를 적극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에 권영세 남경필 임태희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은 강 대표를 만난 후에도 감정의 앙금을 완전히 털어낸 것 같지 않다. 그는 강 대표와 만난 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10년 동안 몸담아 앞뒤를 보지 않고 지켜온 당의 사람들이 경선에서 내가 좀 앞서가니까 색깔론으로 뒤집어씌우며 과거 공작정치 색깔정치의 진수를 보여 줬다”며 “과연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정권 달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 최고위원 주변에서는 “이 최고위원이 금명간 당에 복귀하겠지만 문제점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해 강 대표 중심의 당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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