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전 1라운드가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치른 것이라면 2라운드는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위원회 구성을 놓고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후보 경선의 ‘최고관리자’에 대한 다툼에서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승리했지만 견제 장치인 ‘경선관리위원회’ 구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당무 복귀에 앞서 이 최고위원은 17일 “흑색선전, 대리전, 선거 방해 등 (대표 경선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들은 내 마음에 안고 가겠다”면서도 대선후보 경선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공세의 무게중심을 대선후보 경선으로 옮긴 것.
이 최고위원은 “특정인이 당권을 오래 잡다 보니 특정 인맥이 중앙당과 시도지부를 장악해 공정한 전당대회를 치를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며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인사들로 공정경선관리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후보 경선관리 권한을 대표가 아닌 이 위원회로 넘기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이미 불공정하게 짜인 대선후보 경선관리 체제를 어떻게 바로잡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중립적인 인사들로 공정경선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관리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거들었다. 정 의원은 또 “이 위원회가 경선제도 자체를 재검토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경선관리위원회를 통해 선거인단 구성 비율 등 ‘게임의 룰’도 바꿀 수 있다는 것. 현행 당헌 당규에 따르면 대의원과 책임당원, 일반국민, 여론조사의 비율을 각각 20, 30, 30, 20%로 대선후보 선거인단을 구성하게 돼 있다. 당원과 일반국민의 비율이 5 대 5인 셈.
그러나 강 대표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태도다. 그는 “올해는 당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경선관리는 내년에 가서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나의 역할은 내년에 대선후보들이 링 위에 올라오면 공정하게 휘슬을 부는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특정후보에게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자세로 심판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경선관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다.
박 전 대표 측은 벌써부터 대선후보 경선을 문제 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박 전 대표가 2년 3개월 동안 당대표를 하면서 철저히 지킨 게 계보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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