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미스터 쓴소리’…조순형發 정계개편 본격화 가능성

  • 입력 2006년 7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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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대표와 맞절 26일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조순형 당선자(왼쪽)가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지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화갑 공동대표와 감사의 맞절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한화갑 대표와 맞절 26일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조순형 당선자(왼쪽)가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지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화갑 공동대표와 감사의 맞절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이 돌아왔다.

2004년 3월 12일 민주당 대표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주도했으나 한 달 뒤 17대 총선에서 그 역풍에 밀려 오랜 지역구(서울 강북을)를 포기하고 불모지인 대구 정치 1번지 수성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지 2년 4개월여 만이다. 이번 당선으로 17대 국회 공동 최다선(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원)인 6선 의원이 됐다.

조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노 대통령은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고 전면적이고 근본적인 국정 쇄신을 단행하라”는 ‘쓴소리’로 당선 소감을 대신했다.

조 당선자는 특히 “선거 결과는 탄핵의 정당성이 인정된 것이며, 탄핵에 참여한 저를 포함한 16대 국회의원들의 명예 회복과 정치적 복권의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의 역풍이 거세지자 일부 정치인이 소신을 바꾼 것과 달리 지금껏 “탄핵소추의 정당성은 역사가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는 태도를 지켜 왔다. 6월 7일 출마 선언과 함께 밝힌 정치 재개의 변 역시 “탄핵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원래 노무현 정부 탄생의 1등공신이었다. 2002년 대선 과정에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대위의 원칙과 기강을 잡은 것도, 정치개혁추진위원장을 겸하면서 노 대통령의 개혁 공약을 가다듬은 것도 조 당선자였다.

대선 직후 신기남 의원 등 소장-친노(親盧)파 의원들이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한 ‘23인 선언’ 때도 당 중진으로서 유일하게 참여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취임 이후엔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고 분당 후엔 민주당에 잔류했다. 다음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의 일문일답.

―당선의 의미는….

“첫째,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심판이다. 지방선거 후 바뀌지 않은 것에 대한 평가다. 둘째, 민주당이 서울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오만한 행태와 처신을 보이는 한나라당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셋째, 25년간의 정치 행보와 19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개인적 평가라고 본다.”

―탄핵의 정당성 인정, 정치권 복권을 언급한 이유는….

“탄핵은 제 정치적 행적의 중요한 부분이다. 평가를 받은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은 탄핵 세력의 출마는 역사의 후퇴라고 했다. 그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나도 그런 말은 안 했다.”

―의정활동의 방향은….

“총체적, 국가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선거 기간 중 노무현 정권의 실정, 특히 경제정책 실패로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체험했다. 파탄 직전의 민생경제를 되살리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며 근본이 흔들리는 나라를 구하라는 소명으로 알고 전력을 다하겠다.”

―구상하고 있는 정계 개편의 방향과 고건 전 국무총리와의 관계는….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적절한 시기에 견해를 밝히겠다. 민주당이 한화갑 대표를 중심으로 잘하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당론을 따르겠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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