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을 民心 ‘한나라 자만’ 심판했다

  • 입력 2006년 7월 27일 03시 03분


코멘트
“혹시 했는데…”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가운데), 김한길 원내대표(오른쪽), 원혜영 사무총장이 26일 저녁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4개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에 관한 TV의 자막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이훈구 기자
“혹시 했는데…”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가운데), 김한길 원내대표(오른쪽), 원혜영 사무총장이 26일 저녁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4개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에 관한 TV의 자막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이훈구 기자
“아쉽지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운데), 전여옥 최고위원(왼쪽), 황우여 사무총장이 26일 밤 선거 개표 현황을 지켜보던 중 성북을 지역구에서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훈구 기자
“아쉽지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운데), 전여옥 최고위원(왼쪽), 황우여 사무총장이 26일 밤 선거 개표 현황을 지켜보던 중 성북을 지역구에서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훈구 기자
“완승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5·31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을 지지해준 민심이 돌아섰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의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26일 4개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원래 한나라당이 의석을 갖고 있던 3군데를 다시 차지했으니 승리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일각의 자족적인 분위기에 대한 경계요, 이번 선거를 ‘사실상 패배’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서울 성북을의 패배는 한나라당으로서는 다른 3개 지역의 승리를 무색하게 하고도 남는 뼈아픈 대목이라는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당내에는 적지 않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는 5·31지방선거에서 표를 몰아 준 것이 한나라당이 잘해서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압승 후 유권자들에게 당이 오만한 모습으로 비친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7·11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서 불거진 대권주자들의 대리전 논란, 색깔론 시비 등이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는 1차적 계기였다.

한 당직자는 “당내 감투를 차지하기 위해 대권주자들까지 나서 이판사판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더니 정권을 차지한 줄 착각하는 모양’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기에다 경기도당 간부들의 수해지역 골프, 일부 시장 군수들의 수해 중 음주가무와 휴가, 호남 비하 발언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한나라당의 자체 분석이다.

한 의원은 “당원들의 잇단 기강 해이 사태로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한나라당이 스스로 만들었다”고 탄식했다.

그 결과는 이번 선거의 득표율을 보면 여실하게 드러난다. 5·31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서찬교 성북구청장 후보가 59.0%의 득표율을 보인 것에 반해 이번 선거에서 성북을의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는 40.1% 득표에 그쳤다.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지지율이 20% 가까이 빠진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 내에는 이번 선거 결과를 굳이 깎아 내릴 필요 없다는 낙관론도 없지는 않다. 또 이번의 1패는 수해지역 골프 파문 등 기강 해이 조짐이 나타나는 시점에서 완패도 완승도 아닌, 적절한 수준의 경고일 뿐 이를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성북을 조순형 당선자

돌아온 ‘미스터 쓴소리’…조순형發 정계개편 본격화 가능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