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北 빼고 8자회담…5자+캐나다 · 호주 · 말聯 전격 합의

머나먼 南北… 어색한 北中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왼쪽)이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 면담을 위해 방문한 국회의사당 복도에서 반대편에 앉아 있는 백남순 북한 외무상(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백 외무상 옆자리의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이 백 외무상을 외면한 채 건너편 인사와 대화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북한을 제외한 북핵 6자회담 참가 5개국과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8자회담이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8개국 외교장관은 27일 이같이 합의했다.

다자회담을 통한 대화 재개를 북한이 거부함에 따라 이뤄지는 8자회담에서는 북한을 압박해 6자회담 복귀를 유도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ARF에 참석 중인 정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 측이 8자회담을 처음 추진했고 한국이 중국에 제의해 동의를 얻었다”며 “회담은 28일 오후 2시 45분(현지 시간)부터 두 시간가량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8자회담 합의는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27일 오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북측이 6자회담 참석 불가 방침을 밝힌 직후 전격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 대변인 정성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이날 공항에서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ARF에서 장관급 6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ARF 시작 직전 북한의 참가를 권했으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곧바로 8자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8자회담에 참가하는 캐나다와 호주는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말레이시아는 ARF 의장국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에 부정적이었던 중국이 북한이 참여하지 않는 8자회담에 동의함으로써 앞으로 중국의 대북 정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27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백 외무상이 전격 회동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의 강경 대응 기조는 굳건하며 ARF 이후 추가 대북 제재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일 3국과 동남아 10개국의 협의체인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는 27일 오후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되기를 희망하며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지속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의장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쿠알라룸푸르=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