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업인 55명 사면-복권을”…청와대에 명단 전달

  • 입력 200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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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5단체가 정치자금법 위반과 분식회계 등으로 형이 확정된 기업인 55명의 사면·복권을 청와대에 공식 건의했다. 또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23명에 대해서는 선처를 호소했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7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전경련 CEO 포럼’ 취재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8·15 광복절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분식회계 사건 등과 관련돼 형이 확정된 기업인 55명에 대해 사면·복권을 청원하고 재판 중인 23명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는 건의문을 오늘 경제 5단체 공동 명의로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사면과 선처가 이뤄져 이들 경제인이 부담을 벗고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임한다면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건의문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본보가 단독 입수한 ‘사면·복권 청원대상 기업인 명단’에는 두산그룹 박용오·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전 부회장 등 삼형제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 김석원 쌍용양회공업 명예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전현직 오너가 대거 포함됐다.

외환위기 직후 대우사태로 형을 선고받은 전 대우 계열사 임원 8명도 사면 건의 대상에 올랐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형이 확정된 고병우 전 동아건설산업 회장,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 박원양 삼미 회장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경제 5단체는 또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등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인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들은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상고를 포기한 두산그룹 오너 삼형제는 21일 항소심 형이 확정된 지 불과 6일 만에 사면·복권이 청원돼 논란도 예상된다.

전경련 측은 “과거의 비합리적인 기업 관행으로 처벌받은 기업인들을 우선적으로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대한 많은 기업인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대상 범위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회장은 간담회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의) 10분의 1만 말씀하시라’는 것을 포함해 많은 조언의 말씀을 드렸지만 받아들여진 것은 많지 않다”며 “아마도 내 설득력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서귀포=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8·15 광복절 사면·복권 청원 대상 기업인

▽ 정치자금법 위반 기업인(8명·가나다순)

고병우 전 동아건설산업 회장, 권홍사 반도 사장, 김관수 한화국토개발 사장,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박원양 삼미 회장, 박장희·이우평 한화건설 상무

▽ 분식회계 및 기타 법 위반 기업인(47명·가나다순)

강문창 두산중공업 부회장, 강병호 전 ㈜대우 사장, 경창호 전 두산산업개발 대표, 김경엽 전 삼신올스테이트 생명보험 사장, 김석원 쌍용양회공업 명예회장,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 김영구 전 ㈜대우 부사장, 김용길 전 ㈜대우 전무, 김용산 전 극동건설 회장, 김윤일 세계물류 대표, 김종무 동현엔지니어링 대표, 김준덕 두산산업개발 부사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 김태형 전 한신공영 회장, 김홍구 전 두산산업개발 대표,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 명호근 전 쌍용양회공업 부회장,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 박용오·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부회장, 박용욱 넵스 회장, 박창호 전 갑을그룹 회장, 백영기 전 동국무역 회장, 성기동 전 ㈜대우 이사, 송정호 두산산업개발 상무, 원하연 전 센추리 대표,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 이동원 전 ㈜대우 부사장, 이상훈 전 ㈜대우 전무, 이성희 두산중공업 부사장, 이재경 ㈜두산 전략기획본부장, 이종범 동현엔지니어링 고문, 이희헌 전 남광토건 대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 최상순 ㈜한화 사장,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최용선 전 한신공영 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홍권표 피앤텍 사장

▽선처를 건의한 재판 계류 중인 기업인(23명·가나다순)

강명구 전 현대택배 회장, 김관종 전 동서증권 사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김선동 에쓰오일 회장, 김영환 전 현대전자 사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의철 전 뉴코아 회장, 김주용 전 현대전자 사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 백호익 전 동부건설 부회장,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 안병균 전 나산 회장, 안상기 동부건설 부사장, 이기흥 우성산업개발 회장, 이남형 부영 사장, 이중근 부영 회장, 장동국 전 현대전자 부사장, 장동립 전 쌍용건설 사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조영규 전 동아정기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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