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해명자료를 책상 위에 가득 쌓아둔 김 부총리는 의원들의 일방적인 질의에는 말을 끊고 답변하거나 답변 시간을 요구했고 때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이 “진영호 전 서울 성북구청장과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김 부총리는 “내가 박사학위를 팔았다는데 얼마에 팔았는지 계산해 달라”고 김 의원을 몰아붙이다 권철현 교육위원장에게서 주의를 받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자신의 정당성을 강변하며 다소 엉뚱한 근거를 들기도 했다.
그는 성북구의 연구 용역과제에 대해 “(제자였던) 진 전 구청장이 발주한 것이 아니라 성북구가 발주한 것”이라며 “성북구의회는 아무런 역할도 안 하고 성북구에는 용역을 심사하는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없단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많은 기관장의 지도교수였는데 그 사람들로부터 용역 과제를 다 받았느냐”고 반문했다.
제자 신모 씨의 조사 데이터를 공유하고도 논문 공동저자로 적시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본인이 완강히 거부했다”면서 “그 분야의 가장 앞서가는 학자(자기 자신)와 이름을 같이 올리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해 의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TV 카메라를 인식한 듯 얼굴에 하얗게 화장을 하고 교육위 회의장에 나타났다. 회의 모두발언에서 미리 준비한 해명자료를 읽을 때는 긴장한 표정으로 손을 떨기도 했다. 질문자가 바뀔 때마다 생수를 한 잔씩 따라 마시는가 하면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에게는 손가락질을 하며 답변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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