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부총리 논문의혹 검증]“관행-실수-억울하다” 변명일관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1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논문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1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논문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1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대한 의혹 검증에서 집중 거론된 쟁점은 5가지다. 의원들은 김 부총리가 도덕적으로 정당한지, 제자인 신모 씨와 진영호 전 성북구청장에 대해 적절하게 처신했는지를 문제 삼았다. 김 부총리는 자신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해 의원들과 강경하게 맞섰으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①논문 표절 시비=김 부총리가 신 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신 씨와 김 부총리의 논문은 같은 데이터를 이용했고 연구 취지와 목적, 결론이 같다”며 표절 요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신 씨와 데이터 공유에 합의했고, 내가 먼저 논문을 발표했으므로 표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신 씨는 이미 숨져서 이 같은 합의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으며, 김 부총리의 논문 발표 시기가 신 씨의 논문을 보기 전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②논문 중복 게재=김 부총리는 “국민대 학술지는 중복 게재를 허용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은 “전문적 연구 성과인 논문은 한 건을 한 학술지에 게재해야 옳다”고 반박했다.

또 같은 당 정봉주 의원이 다른 중복 게재 사례를 말하자 김 부총리는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된 학술지에 중복 게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두뇌한국(BK)21 사업 보고서에 교내 학술지도 전국 규모 학술지로 소개했다.

③연구 실적 부풀리기=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이 “BK21에 같은 논문 2건과 BK21 이전 논문을 보고했다”고 지적하자 김 부총리는 “조교가 모르고 보고한 것”이라며 사과했다. 김 부총리는 “다른 대학 논문도 확인해 보니 다 중복 보고가 돼 있더라”면서 ‘물귀신 작전’을 폈다.

④연구비 중복 수령=외부 기관의 용역 결과를 BK21에 보고한 것이 연구비 중복 수령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부총리는 “BK21은 장학금 지원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BK21 지원금은 교수가 연구비를 혼자 독식하지 말라는 뜻으로, 장학금이라는 해명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연구책임자는 학생 지도 성격으로 한 달에 20만∼30만원쯤 받는다”고 답변해 BK21이 연구비와 상관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⑤성북구청 연구용역=한나라당 이군현, 이주호 의원은 “지도교수가 제자에게서 용역을 따 연구비를 받은 것은 국민 정서상 부적절한 관계”라고 추궁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성북구의회 심의 등 절차를 지킨 용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북 비전 행정수요 조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내가 말한 게 아니고 공보관을 통해 나간 것”이라며 실무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김 부총리는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실무는 다른 연구자가 하고 나는 결론 부분을 고쳤다”고 말을 바꿨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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