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KAL기 폭파 사건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수사단장으로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했다.
정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 씨는 외출할 때에도 모습을 안 드러내려고 어느 정도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며 "김 씨는 외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떤 접촉이나 연락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씨는 또 성장기의 아들 딸이 어머니가 KAL기 폭파범이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안 뒤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자식들만 잘 키우면서 조용히 살고 싶은 생각뿐인데 외부에서 가만 두지 않아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김 씨는 이미 모든 사실을 자백했고 몇 년간 사실상 연금상태에서 지내는 등 어려운 환경에 있는데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위한 발전위원회가 또다시 자신을 끌어내 세간의 화제거리로 만드려는 데 대해서도 심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원은 87년 당시 정부가 KAL기 사건을 13대 대선에 이용하려했다는 진실위의 주장에 대해 "일본인 행세를 한 김 씨를 대선 직전에 어렵게 국내로 데려왔고,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한국말로 범행을 자백한 김 씨를 어떻게 공작에 이용했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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