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씨를 또다시 세간의 화젯거리로 만드나"

  • 입력 2006년 8월 2일 16시 14분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의 주범 김현희 씨는 중학생 아들, 딸과 함께 서울과 경기도 서쪽 접경의 변두리 지역에 은밀히 거주하고 있다고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2일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KAL기 폭파 사건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수사단장으로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했다.

정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 씨는 외출할 때에도 모습을 안 드러내려고 어느 정도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며 "김 씨는 외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떤 접촉이나 연락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씨는 또 성장기의 아들 딸이 어머니가 KAL기 폭파범이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안 뒤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자식들만 잘 키우면서 조용히 살고 싶은 생각뿐인데 외부에서 가만 두지 않아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김 씨는 이미 모든 사실을 자백했고 몇 년간 사실상 연금상태에서 지내는 등 어려운 환경에 있는데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위한 발전위원회가 또다시 자신을 끌어내 세간의 화제거리로 만드려는 데 대해서도 심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원은 87년 당시 정부가 KAL기 사건을 13대 대선에 이용하려했다는 진실위의 주장에 대해 "일본인 행세를 한 김 씨를 대선 직전에 어렵게 국내로 데려왔고,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한국말로 범행을 자백한 김 씨를 어떻게 공작에 이용했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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