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받아치기=노 대통령은 2003년 4당 대표 회동에서 불법 대선자금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자 “우리가 쓴 불법 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 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되받아쳤다.
1일 교육위에서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이 ‘학위 거래’ 의혹을 추궁하자 김 부총리도 “내가 박사 학위를 팔았나? 보고서를 보고 얼마에 팔았는지 계산해 달라”고 되받아쳤다.
김 부총리는 “여전히 교육 개혁에 자신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네, 그렇게 생각한다. 제가 적격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면 조목조목 반박하겠다”고 했고,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에게는 “내가 의원님께 질문하겠다”고 하다가 제지를 받기도 했다.
▽논지 이탈형 반문어법=노 대통령은 2002년 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상대 후보가 장인의 좌익 경력 문제를 거론하며 공격하자 “그렇다면 저더러 아내를 버리라는 말입니까”라며 국면 전환을 꾀했다.
김 부총리는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제자가 구청장으로 있는 성북구의 용역을 받은 게 적절한가”라고 추궁하자 “많은 기관장이 내 제자였는데 그 사람들한테 다 용역을 받았단 말이냐”고 되물었다.
김 부총리는 두뇌한국(BK)21 사업의 연구 실적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조사해 보니 BK21 사업 수탁을 받은 다른 대학은 실적을 더 많이 부풀렸고, 우리는 그에 비하면 덜한 편이었다”고 답했다.
▽통속적 표현의 직설법=김 부총리는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이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언론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일축하면서 “너무 억울하다. 정말 결정적 하자가 있다면 그런 심정이 없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표절이라는 얼토당토않은 것을 갖고 여기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논문 적정성 여부는 전문가가 판단해야 하는데, 사건기자들이 내 인생 구석구석을 뒤지며 모두 의혹으로 몰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가 이성적이냐”고도 했다.
이는 “남북관계만 잘 풀면 다른 것은 다 깽판을 쳐도 좋다”거나 ‘왕창’ ‘팍팍’ 등 통속적인 표현을 자주 쓰는 노 대통령의 직설적 표현과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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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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