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軍 찬양글 친북세력 결속 위한 것”

  • 입력 2006년 8월 5일 03시 00분


북한의 ‘선군(先軍)정치’ 찬양 글이 친북 성향 단체의 홈페이지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찰은 북한 추종세력이 최근 세력 약화에 위기를 느끼고 조직원 결속을 위해 게시한 것으로 보고 글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또 선군정치 찬양 글이 대학 캠퍼스 안에서 작성돼 올려진 것으로 추정하고 친북 성향의 학생운동권에 행동강령을 암시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하고 있다.

▽본보 4일자 12면 참조▽

▶이름만 바뀐 ‘선군 유령’

경찰 관계자는 “선군정치 찬양 글이 연세대 등 몇몇 대학 안의 공용 PC에서 올려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글은 북한 추종세력이 자신들의 건재를 은연중에 과시하려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6·15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통일연대)’ 등 친북 성향 단체의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25일과 29일, 이달 2일 등 나흘 간격으로 선군정치를 지지하는 서울시민모임, 대학생모임, 서울지역 직장인모임 등의 명의로 유사한 내용의 글이 올랐다.

이 중 경찰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지난달 29일 대학생모임 명의로 게시된 ‘세계 최강의 선군정치! 우리 민족이 자랑스럽다’는 제목의 글. 이 글은 “우리 대학생들부터 과거의 낡아빠진 반북대결, 친미사대에서 확실하게 벗어나 북한의 선군정치를 올바로 이해하고 조국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 가장 앞장서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고 있다.

경찰은 이 부분이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선동의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또 “이들 글에선 의도적으로 ‘강위력(强偉力·위엄 있고 힘이 강함)하다’ 등의 북한식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북한에서 올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글을 올린 단체는 잘 짜인 조직이기보다는 소규모 그룹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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